담배업계 “급격한 담뱃값 인상은 밀수·위조 담배 급증” 우려

  • 동아경제
  • 입력 2014년 9월 19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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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사진=동아일보 DB
급격한 담뱃값 인상이 밀수나 불법 담배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최근 증세와 국민건강증진을 목적으로 담뱃값 2000원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런 급격한 담뱃값 인상은 결국 밀수와 위조 담배의 블랙마켓을 확대하는 계기가 돼 오히려 국민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담배 제조사 관계자는 “급격한 담뱃값 인상은 물가상승 및 저가 밀수담배는 물론 품질 관리가 되지 않는 가짜 담배의 유통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담뱃값의 급격한 인상보다는 점진적이고 합리적인 개편 안을 마련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담배 관련 세금을 40% 이상 인상한 프랑스는 26% 수준이었던 흡연율이 증세 1년 후 23.4%까지 떨어졌지만, 2008년 다시 26.2%로 회복했다. 이는 저가 담배들이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영국 역시 대폭적인 담뱃세 인상 이후 담배시장의 30% 정도가 밀수, 위조 담배로 채워져 세수 확보는 물론 흡연율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캐나다 역시 담뱃값을 올리고 밀수 담배 급증으로 1994년 담뱃값을 50%가량 내린 적이 있다.

세금을 대폭 올린 말레이시아의 경우도 2013년 합법적인 판매량은 2006년 대비 26% 감소했으나, 이는 불법거래가 대폭 확대된 것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009년에는 불법 담배가 총 소비량의 38%를 차지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 수상은 2011년 “불법 담배가 40%에 육박하므로 담배 가격을 대폭 인상할 수 없다”며 “담배 가격이 대폭 인상된다면 불법 담배 사용 비중은 계속해서 확대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린나라의 경우 담배 밀수 규모가 올 상반기 95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이는 연간 기준 지난해 보다 5배나 늘어난 규모다.

우리나라는 밀수나 위조의 불법 담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확률이 높은데 이는 한국과 인접한 중국이 세계적인 위조담배 제조, 밀수출 지역이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의 위조 담배가 국내에 유입될 경우도 배재할 수 없다.

북한은 2006년 월스트리트저널과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에 의해 세계 최대의 위조담배 제조지역으로 지목받은 바 있다. 당시 매체들은 지난 수년간 미국의 1000여 곳 이상에서 말보로, 마일드세븐 등 다양한 브랜드의 북한산 위조담배가 발견됐다고 보도했으며, 북한의 위조담배 생산능력이 연간 20억 갑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산 위조담배는 대만,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도 발견, 압수된 적이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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