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휴먼 기술의 미래’ 세미나
모호한 감각이 명료화되고 ‘디지털 거울’로 하루 되돌아봐
주관적 세계 강화되는 현상도
“정보통신기술(ICT)이 고도화될수록 인문사회 지식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과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는 19일 ‘포스트휴먼 기술의 인문학적 이해와 ICT혁신의 미래’라는 주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인사들은 한목소리로 “ICT의 발전은 인간 존재 양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한다”며 “ICT가 고도화될수록 산업과 공학의 관점을 넘어 인문사회 지식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이 인간을 대신하거나 대체한다는 개념의 ‘포스트휴먼 기술’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ICT의 발전은 큰 변화를 가져오는 만큼 훨씬 넓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이중식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는 ICT의 혁신으로 인간이 ‘세 가지 새로운 경험’을 겪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선 인간의 감각이 더욱 명료화되는 것이다. 거리, 위치 등 그동안 인간의 감각으로 정확하게 확인하기 힘들었던 인지대상을 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듯, 정확하고 구체적인 수치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 또 자기 전에 하루의 라이프 로그(life log)를 되돌아보는 이른바 ‘디지털 거울’ 경험이다. ICT 기기들로 그날의 내 이동 경로, 칼로리 소모량 등을 기록할 수 있게 되면서 초기 인류가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살피듯 현대인들은 디지털 기록을 보며 자신의 현재를 살핀다는 말이다. 마지막은 ‘주관적 세계의 강화 현상’이다. ICT 기기들로 자신만의 소통채널이 늘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인간중심적 가치에 입각해 ICT를 다뤄야 할 시점이라고 참석자들은 강조했다. 김도환 KISDI 원장은 “최근 ICT와 인문학의 결합에 대한 관심이 커지나, 이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며 “ICT와 인문학의 융합점을 다각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재현 서울대 교수, 김상호 경북대 교수, 이원재 KAIST 교수 등 14명의 전문가가 발표자 또는 토론자로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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