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램프업체 남영전구, 日 도요타에 할로겐전구 납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4일 03시 00분


오스람-필립스-GE가 장악한 시장… 국내 전구조명 회사로는 처음 개척

소재·화학 중견기업인 송원그룹의 계열사 남영전구가 도요타자동차의 안개등용 할로겐전구를 납품한다. 오스람 필립스 제너럴모터스(GE) 등 3개 회사가 장악한 자동차용 할로겐전구 시장에서 국내 전구조명 업체가 거둔 첫 성과라고 송원그룹 측은 설명했다.

남영전구는 10월부터 자사가 생산하는 할로겐전구 ‘H16’이 도요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랜드 크루저’와 도요타 자회사 다이하쓰 공업이 생산하는 소형 SUV 2종에 장착된다고 23일 밝혔다. 남영전구가 일본 전구조명업체 라이프일렉스에 H16을 공급하면 라이프일렉스는 일본 램프세트 제조사 고이토에 H16을 자사의 전구와 함께 납품하고, 고이토가 자동차 램프로 만들어 도요타에 공급하는 구조다. 송원그룹 측은 “품질 관리가 가장 까다롭다고 알려진 도요타에 자체 기술로 개발한 할로겐전구를 공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H16 모델은 그간 오스람이 생산 및 공급을 독점해왔다. 연간 산업 수요는 1500만 개로 추산된다. 남영전구는 라이프일렉스에 첫 물량으로 2만 개를 납품한 뒤 매년 100만 개씩 납품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H16은 기존에 주로 쓰이던 H8 할로겐전구에 비해 전력 소비량이 54% 적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시장은 신차 시장과 애프터마켓(보수용)으로 구분된다. 남영전구는 그간 할로겐전구를 애프터마켓용으로 50개국에 수출해오다 이번 계약으로 도요타 신차에 장착하게 됐다. 남영전구 측은 “자동차 부품은 작은 결함에도 리콜로 이어질 수 있어 자동차 브랜드의 품질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진입장벽이 높다”며 “안개등용 전구를 시작으로 전조등용 할로겐전구 시장에서도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련 송원그룹 회장(사진)은 “53년째 조명 기술 개발의 한길을 걸어온 남영전구가 할로겐 자동차 전구 시장뿐 아니라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에서도 글로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송원그룹은 태경산업을 모태로 남영전구 백광소재 경인화학산업 동신에너텍 등 8개 계열사를 두고 있는 매출액 5000억 원 규모의 중견그룹이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램프#남영전구#도요타#할로겐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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