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 탄탄 ‘올 뉴 쏘렌토’ 수입 SUV도 부럽지 않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9월 24일 06시 55분


지난달 출시된 올 뉴 쏘렌토는 뛰어난 가속능력, 동급최강 안정성, 풍성한 편의사양 등으로 수입 SUV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기아자동차
지난달 출시된 올 뉴 쏘렌토는 뛰어난 가속능력, 동급최강 안정성, 풍성한 편의사양 등으로 수입 SUV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기아자동차
■ 기아차 ‘올 뉴 쏘렌토’ 직접 타보니…

기대 이상으로 정숙…ISG 큰 만족감
가속 능력·코너링 안정성 동급 최고
큰 차체와 첨단 편의·안전 사양 으뜸

2.2 디젤 4WD모델 연비 11.6km/


최근 현대·기아차는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기본기를 가장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의 본질이다. 기아차가 지난달 28일 출시한 신형 쏘렌토도 마찬가지다. 차량 기본기를 혁신했고, 동급 최대 수준의 차체 크기에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정성을 달성했다는 것이 세일즈 포인트다. 직접 타보기 전까지는 반신반의했다. 화려한 옵션을 앞세우며, 탄탄한 기본기에서는 늘 부족함이 느껴진다는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17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강원도 춘천 라데나GC까지 왕복 160km 구간을 시승하며 이 같은 의심은 눈 녹듯 사라졌다.

● 믿음직한 가속 성능과 뛰어난 안정감

시승 모델은 R2.2 E-VGT 디젤 엔진을 장착한 풀옵션 차량이다. 이전 모델보다 전장은 95mm, 휠베이스는 80mm 늘렸다. 기아차가 그토록 주장하는 당당한 존재감이 확실히 느껴졌다. 대형 SUV를 타는 듯한 쾌적함이 있다. 이미 수차례 공개됐던 외관이나 실내 디자인보다는 이 차의 진짜 주행 성능이 궁금했다.

시동을 걸고 아이들링 소음과 진동을 느껴봤다. 신차임을 감안하더라도 기대 이상으로 정숙하다. 차체 흡차음재를 보강하고 엔진 블록 흡차음 커버를 적용했다. 도어 하단부 3중 실링 적용 등 다양한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대책 설계로 엔진 투과소음을 최대한 감소시켰다는 설명이 피부로 느껴졌다.

짧은 시내 구간을 지나는 동안 정차할 때마다 국산 SUV에 최초로 적용된 ISG(Idle stop&go) 기능이 큰 만족감을 선사했다. 정차 시 시동이 꺼지고, 출발 시 자동으로 켜지는 이 기능 때문에 정차 시 디젤 엔진의 소음과 진동이 원천 차단된다. 수입 SUV에서는 흔한 기능이지만 이제 국산 디젤 SUV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 반갑다.

고속도로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로드 노이즈와 풍절음을 체크해봤다. 시속 150km를 넘나들어도 노면 소음과 진동이 거의 걸러지는 느낌이다. 풍절음은 다소 있는 편이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옆 사람과 조용히 대화가 가능한 정도다.

가속 능력과 코너링에서의 안정성은 깜짝 놀랐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만족스럽다. 수입 SUV의 안정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100km 이상 고속 주행에서 가속 페달을 더 깊이 밟으면 토크감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추월에 충분한 정도의 파워가 꾸준하게 전달된다. 시속 200km까지는 스트레스 없이 꾸준히 속도가 오른다.

고속 코너링에서의 안정성도 동급 경쟁 차량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 주행모드 통합제어시스템을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160∼170km까지 속도를 끌어올려도 핸들링이 묵직하다. 하체는 탄탄하게 지면을 움켜쥐며 치고 나간다.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차 성능에 대한 신뢰가 느껴졌던 순간이다.

이 정도 기본기라면 일반적인 운전자들의 생활 가속 영역에서는 어떤 불편함이나 불안감도 없이, 가족을 태우고 안전하게 주행이 가능하다는 느낌이다. 굳이 수입 SUV로 넘어갈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브레이크의 감각도 만족스럽다. 타이트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밀리는 느낌도 없이 부드럽게 잘 세워준다.

● 수입 SUV 부럽지 않은 편의사양

기본기가 이렇게 튼튼하다면 쏘렌토가 가진 풍성한 편의사양은 약한 기본기를 가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차종과의 비교 우위에 설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다.

야간에 주변 환경 및 선행차의 광원을 인식해 자동으로 상향등을 제어하는 ‘하이빔 어시스트(HBA)’가 국산 SUV 최초로 적용됐고, 운전자가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테일 게이트 주변에 3초 이상 머물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 테일 게이트’도 장착되어 있다. 냉난방 공조시스템이 2·3열까지 적용되어 있다는 점도 편리하다.

안전 사양도 충실하다.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감지해 충돌 위험시 운전자에게 경보해주는 ‘전방 추돌 경보시스템(FCWS)’과 차량 외부에 탑재된 카메라로 주변 상황을 모니터에 표시해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시스템(AVM)’, 방향 지시등 조작 없이 차선 이탈시 경보를 울려주는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 ‘후측방 경보시스템(BSD)’ 등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연비와 가격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 문제다. 2.2 디젤 4WD 7인승 모델의 공식 복합 연비는 11.6km/ 다. 고속 주행 위주로 160km 구간을 왕복한 결과 9.5km/ 를 기록했다. 조금 아쉽지만 터무니없이 낮지는 않다. 참고로 2.2 디젤 4WD 7인승 풀옵션의 가격은 3900만원대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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