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자산 종합관리에서 건강·심리상담까지 ‘은퇴 금융’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5일 03시 00분


[Money&Life]은행권 은퇴금융 서비스 어떤 게 있나
▨ 신한은행 ‘미래설계통장’… 연금-은퇴 생활비 통합 다양한 혜택
▨ IBK기업은행 ‘IBK 평생설계’… 200여명 전문가가 자산관리 컨설팅
▨ 하나은행 ‘행복디자인신용카드’… 병의원·약국 할인-건강검진권 혜택
▨ 국민은행 ‘KB골든라이프 특화점포’… 전국 57곳서 노후준비 맞춤 서비스
▨ 우리은행 ‘우리청춘100세 금융패키지’… 노후설계 필수 금융상품 한데 모아

저성장·저금리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국내 은행들이 은퇴 금융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후 준비를 보다 체계적으로 하려는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은퇴 후 자산을 종합 관리해주는 서비스가 금융권의 화두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시니어 고객을 위한 전용 금융상품 출시는 기본이고, 은퇴 후 건강이나 심리 상담을 포함한 각종 비(非)금융 서비스도 최근 들어 부쩍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기업은행 적극적 시장 공략

올 들어 시중은행들 가운데 은퇴 금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올 4월 ‘미래설계’라는 은퇴 브랜드를 선포하고 5개월째 관련 영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금융상품인 ‘미래설계통장’은 8월 말에 가입자가 30만 명을 넘어섰다. 미래설계통장은 개인연금 등 각종 연금과 은퇴 생활비를 한곳에 모아 우대금리나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전용통장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에는 ‘미래설계 크레바스’라는 상품 3종(種)을 새로 내놨다. ‘크레바스’는 산 정상 주변에 있는 낭떠러지를 뜻하는데 이를 인생에 비유하면 창업 실패나 건강 악화, 황혼이혼 등 은퇴생활을 망칠 수 있는 결정적인 위험을 말한다. 크레바스 3종은 연금예금과 주택연금대출, 펀드 등 세 가지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연금예금은 5년 이내의 단기 상품으로 매월 같은 액수를 고정금리로 수령할 수 있게 개발된 상품이고, 주택연금대출은 주택을 갖고 있는 고객이 매월 생활비를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대출상품이다. 이 밖에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는 부부은퇴교실을 통해 노후 재테크뿐 아니라 건강 교양 취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창립 53주년을 맞아 ‘IBK 평생설계’라는 은퇴금융 브랜드를 공개했다. 기업은행은 국내외 레저·관광회사, 평생교육기관, 의료기관, 장례식장 등과 제휴를 맺고 30대 초반부터 60세 이상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은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BK 평생설계의 가장 큰 특징은 200여 명의 은퇴설계 전문가로 구성된 ‘평생설계 플래너’ 조직이다. 이들은 은퇴설계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전국의 영업점에 배치돼 노후상담과 자산관리 컨설팅 등을 담당하고 있다. 관련 금융상품으로는 99세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의미를 담은 ‘IBK9988장수통장’, 은퇴 후부터 연금 수령까지 공백기를 위한 상품인 ‘IBK연금플러스통장’ 등이 있다. 연금플러스통장은 7월 출시한 뒤 두 달 만에 가입액이 1200억 원을 돌파했다.

예·적금 카드 펀드 등 다채로운 라인업

하나은행도 연금통장과 신용·체크카드, 펀드 등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하나은행 은퇴설계 시스템은 아직 직장에 다니는 은퇴준비자와 이미 직장에서 퇴직한 은퇴자를 구분해 맞춤형 설계를 도와준다는 특징이 있다.

하나은행의 행복연금통장은 공적·퇴직·개인 등 모든 연금을 한 번에 관리하는 연금수급자 전용 통장이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저축예금으로 연 1.7%의 기본 이율에 자동이체 및 카드 실적에 따라 0.3%포인트의 추가 금리가 제공된다. 행복디자인신용카드는 은퇴자가 자주 이용하는 병의원·약국 할인 혜택을 주고 연간 사용액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종합검진기관의 건강검진권도 준다. 행복문화 체크카드를 쓰면 서울 종로 허리우드극장에 개관한 실버영화관을 이용할 때 한 편에 2000원으로 관람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의 ‘KB골든라이프’와 우리은행의 ‘우리청춘100세’는 모두 2012년 출범한 은퇴금융 브랜드로 올해 3년째를 맞는다. KB골든라이프는 0세부터 100세까지 생애주기별 노후준비 상태를 진단함으로써 개인별 맞춤 상품을 제시한다. 특히 이달 1일부터는 전국 57개 영업점에 ‘KB골든라이프 특화점포’를 별도로 운영하며 보다 집중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서울 중구 명동 KB국민은행 자산관리플라자에서 열리는 ‘KB골든라이프 데이’에서는 각종 노후설계 강좌와 전문가 상담서비스가 진행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노후설계에 필요한 금융상품을 한데 모은 ‘우리청춘100세 금융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입출식 통장과 적금, 퇴직연금, 연금보험 등 다양한 상품군이 총망라돼 있다. 우리은행은 또 ‘우리청춘100세 예·적금’을 올 3월부터 판매하고 있고, 같은 브랜드의 카드 상품도 곧 시중에 내놓을 계획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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