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2013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개별 관광객은 전체의 53.8% 수준으로 단체관광객 비중을 넘어섰다. 중국 개별 관광객은 지난해 1인당 1회 한국여행에서 약 2523달러(약 262만 원)를 써 나라별 관광객 지출비용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개별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서상커의 수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1000만 원 이상을 쓴 중국인은 2000여 명이었다. 올해 8월 한 달 동안에만 1000만 원 이상을 쓴 서상커는 15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명)의 7.5배이다.
롯데백화점의 문정식 중국인마케팅 담당은 “한번에 25억 원을 쓰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서상커들의 씀씀이는 큰 편”이라며 “주로 수입 시계와 주얼리를 선호하며 한국 의류매장에서 한번에 수천만 원어치를 사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상커들은 주로 쇼핑을 목적으로 단골처럼 국내 백화점을 찾는다. 이에 백화점들은 이들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별도 조직을 만들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1일 서상커 관리를 위한 글로벌마케팅 조직을 신설한다. 또 연말까지 서상커를 위한 VIP 멤버십 서비스인 ‘MVG(Most Valuable Guest)’ 제도를 선보이고, VIP 전용 잡지인 ‘에비뉴엘’의 중문판을 만들어 중국으로 배송할 예정이다. 최우수고객(VVIP)에게는 비행기표와 호텔 숙박권을 보내 백화점으로 ‘모셔온다’는 계획도 세웠다.
개별 관광객이 많은 강남권 백화점들도 중국인 VIP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의 중국인 1인당 1회 쇼핑 비용은 126만 원으로 2위 러시아(35만 원), 3위 일본(20만 원)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 백화점 한국인 1인당 쇼핑비용은 34만 원 수준이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당일 500만 원어치 이상을 구매한 중국인 관광객을 VIP로 분류해 ‘K카드’ 회원으로 관리하고 있다.
○ 국내외 백화점 ‘얼라이언스’ 시대
중국인 관광객을 잡으려는 유통업계의 몸부림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약 1억 명의 중국인이 해외여행을 즐기고 10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영국의 대표 백화점 해러즈는 중국 패션 블로거나 연예인을 초청해 이들이 런던에서 쇼핑하는 모습을 중국 블로그에 올리는 등 열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항공사 제휴 서비스처럼 각 지역의 유통, 호텔 업체들이 서로 제휴를 맺고 중국 고객을 위한 서비스 공유 멤버십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최근 미국의 버그도프굿맨 백화점과 서비스 협약을 맺어 각 백화점의 VIP가 되면 두 곳 어디서든 할인혜택과 라운지 이용과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화호텔&리조트 계열의 더 플라자 호텔은 세계 9위 중국계 호텔인 진장국제호텔과 약 1400만 명에 이르는 양사의 회원 고객에게 멤버십 혜택을 상호 적용하기로 했다. :: 서상커(奢尙客) ::
고급스럽고 세련된 취향을 가진 중국인 관광객을 일컫는 신조어. 이들은 한국을 자주 방문해 쇼핑하는 우수고객(VIP)이며, 한 백화점에서 연간 1000만 원 이상씩을 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