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GBC, 당장 주가 떨어지지만 미래 창출할 가치에 더 주목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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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폴크스바겐 고위 임원들 조언 “독창성과 콘텐츠로 승부해야”

자동차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를 운영하고 있는 독일 폴크스바겐은 현대자동차그룹의 한국전력 터 인수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성 계획에 대해 “독창성과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독일 볼프스부르크 시에 있는 아우토슈타트에는 폴크스바겐 본사와 공장, 출고센터와 전시관 등이 들어서 있다.

25일(현지 시간) 볼프스부르크에서 만난 아우토슈타트 홍보 책임자인 리노 산타크루즈 씨(사진)는 GBC 계획에 대해 “아우토슈타트와 상황이 워낙 달라 특별한 조언을 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실제로 아우토슈타트는 GBC와 달리 지방 중소도시에 건설됐다. 터 크기도 3배가 넘는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아우토슈타트를 참고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한국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해 그에 맞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관람객들의 반응에 맞춰 자연스럽게 진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는 “아우토슈타트를 지을 때 처음 계획했던 투자금은 4억3500만 유로(약 5794억 원)였지만 건물 등을 추가로 지으며 지금까지 총 9억 유로(약 1조2000억 원)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의 2배가 넘는 금액이지만 아우토슈타트가 성공적이었기에 가능했던 투자다. 그는 “아우토슈타트 운영비는 대개 입장료(성인 15유로, 어린이 6유로 수준)와 식당 매출, 체험 프로그램 운영비 등으로 충당된다”며 “폴크스바겐 본사에서 지원받는 운영비는 전체의 20∼30% 정도”라고 설명했다.

산타크루즈 씨는 “근처 농장에서 나는 채소와 고기로 소시지를 만드는 등 주변 지역(하노버-브라운슈바이크-볼프스부르크)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아우토슈타트를 통해 폐쇄적이었던 기업 분위기가 개방적으로 바뀌었고 고객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우토슈타트에는 1500여 명이 근무한다. 독일 고객의 약 30%는 직접 이곳을 방문해 차를 받아간다.

전날 독일 뮌헨에서 만난 크리스티안 부먼 폴크스바겐 제품홍보 이사는 GBC 계획을 “영리한 행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당장은 너무 많은 돈을 쏟아 부었다는 시각에 회사 주가도 떨어지고 있지만 미래에 어떤 가치를 창출할지 모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역시 콘텐츠가 중요한데 12개 브랜드를 가진 폴크스바겐과 달리 현대·기아차는 브랜드도 2개뿐이고 역사도 길지 않아 고민과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볼프스부르크·뮌헨=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현대#자동차 테마파크#폴크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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