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발표 임박… 증권사들 갈수록 비관적 전망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 8월보다 22.5%나 급락
조선-정유-화학업종도 부진… 달러 강세-외국인 이탈 가속화
수확의 계절인 가을이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낙과 주의보’가 발령되고 있다. 3분기(7∼9월)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까지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보수적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국내 주요 상장사 165개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액은 29조5306억 원으로 8월 말에 전망했던 31조4396억 원보다 6.1% 줄었다.
실적 추정치가 급감한 것은 삼성전자의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조4886억 원으로 한 달 전(7조817억 원)에 비해 22.5%나 급락했다. 삼성전자 이익 전망치는 증권사들이 새로 리포트를 내놓을 때마다 떨어지고 있다. 5조 원을 밑돌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더니 최근에는 3조9000억 원까지 내린 증권사도 나왔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가 4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면 시장 전체의 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 이상 줄어든다”고 말했다.
조선·정유·화학업종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2분기 1조1037억 원(연결 기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현대중공업은 3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종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이에 따른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체들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한 단계씩 내린 바 있다.
다만 업종별로 살펴보면 일부 내수주는 이익이 늘 것으로 예상돼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6월 말 전망치와 비교하면 증권(11.71%), 생활용품(7.04%), 제약·바이오(2.10%), 유틸리티(1.36%) 등과 같은 내수주는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 외에도 주식시장을 둘러싼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전망에 따라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탈(脫)코리아’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증권가에선 10월 코스피 예상치의 하단을 1,900까지로 낮춘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월 양적완화 종료를 앞둔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달러 강세와 신흥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이탈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내수주의 이익이 증가하면서 수출주 실적 부진의 상당 부분을 상쇄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주식시장을 전망할 때 3년 만에 기업이익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는데 점차 이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며 “실적 개선이 뚜렷하고 금리 인하 수혜가 예상되는 증권·건설, 중국 소비 특수가 예상되는 호텔·레저 및 생활용품 등에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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