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에 ‘스마트 날개’]車-선박만의 전유물 아니다
코오롱글로텍 온도조절 원단… 옷-車시트-모자-스키복에 확산
자동차 부품업체 금창 도어빔… 슈퍼컴 통해 개발비 80% 줄여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자동차나 조선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섬유 등 전통 제조업체나 중소·중견기업 중에서도 ICT를 접목해 생산단가를 낮추고 제품 성능을 혁신하는 사례가 많다.
코오롱글로텍은 2008년 전도성 고분자를 섬유에 인쇄해 이를 전자회로와 연결한 ‘히텍스(HeaTex)’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ICT와 섬유가 만나 탄생한 스마트 섬유다. 히텍스는 사람의 체온과 외부 기온 등의 정보를 감지해 원단의 온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2011년 상용화해 스키복, 군대 전투복 등의 의류와 운송차량의 시트, 헬스용품 등으로 용도를 넓히고 있다. 코오롱글로텍은 최근 스마트폰으로 히텍스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박성미 코오롱그룹 미래전략TF팀장(상무)은 “IT를 섬유에 결합해 옷, 시트, 모자 등과 전자기기가 연동되는 진정한 의미의 웨어러블 IT 시대를 여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금창은 슈퍼컴퓨터 덕분에 ‘일체형 도어빔(차량부품의 일종)’ 개발에 성공했다. 금창은 오랜 연구 끝에 고강도 경량화 소재를 활용해 높은 안정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갖춘 일체형 도어빔 설계도를 완성했다.
그러나 엄청난 성능테스트 비용에 부담을 느껴 상용화를 추진하지 못했다. 2011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슈퍼컴퓨터를 통한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제안하면서 테스트 기간은 절반으로, 비용은 5분의 1로 줄었다.
이 회사의 최해태 기술연구소장은 “슈퍼컴퓨터로 12억5000만 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봤다”며 “테스트 시간도 기존에 이틀 걸리던 것이 10시간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드림엔터에서 창조경제 사례로 언급한 NUC전자도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녹즙기의 성능을 향상시켜 회사가 크게 성장한 기업이다.
소프트웨어(SW) 업체인 큐빅테크는 제조업체들에 ICT 솔루션을 제공해 제조 과정에서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회사다. 자동차 부품업체 코넥은 이 회사의 솔루션을 활용해 최근 제품 불량률을 3%포인트 떨어뜨렸다.
민한기 큐빅테크 부장은 “중소제조업체 중에서도 SW 기술을 공정 과정에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각종 센서로 얻은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공정의 최적화를 구현하는 기술이 산업 현장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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