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폐시추공, 드릴십 시험용으로 재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30일 11시 53분



석유 탐사의 성과가 없어 버려진 폐시추공을 시추선 장비를 시험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글로벌 시추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드릴링사는 최근 인도한 '머스크 벤쳐러호'로 동해 8광구 울릉분지 내 폐시추공에서 시추시스템 시험평가를 수행하기 위해 이날 출항했다.

동해 8광구 울릉분지는 경북 포항시에서 북동쪽으로 89km 떨어진 대륙붕으로 한국이 산유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2007년 본격적인 석유 탐사에 나섰던 곳이다. 당시 한국석유공사와 호주 석유탐사 전문업체 우드사이드사가 석유·가스 탐사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당시 탐사를 위해 바다 밑을 뚫어 조성한 시추공은 줄곧 방치됐다.

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이 주관하는 이번 시추선 시험은 11월 초까지 진행된다. 시추선이 작업해역에 도착하면 해저 1860m에 있는 시추장비 연결장치에 유정폭발 방지기를 결합 분리하는 시험평가를 실시한다. 유정폭발 방지기는 유정에 이상이 생길 때 원유가 흘러나오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다.

산업부는 이번 사업이 제조 위주의 국내 해양플랜트 산업이 서비스업으로 한 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동안 글로벌 시추 선사들은 한국 등에서 건조한 시추선을 멕시코만, 북해 등으로 가져가 시험평가를 실시했다. 시추선 이동에 따르는 하루 비용만 5억5000만 원에 달해 부담이 컸고 수리 및 개조에도 애를 먹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폐시추공을 이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창조경제형 사업의 모범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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