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뉴질랜드 최대 프리미어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쌍용 브랜드를 내건 ‘쌍용 레이싱 시리즈(SRS)’를 공식 출범했다.
쌍용차는 9월27∼28일 뉴질랜드 타우포시에 위치한 ‘타우포 모터스포츠 파크(서킷 길이 3.32km)’에서 열린 ‘BNT 뉴질랜드 수퍼투어러스’의 메인 카테고리 경기로 쌍용 레이싱 시리즈(SRS) 1라운드를 치렀다. 내년부터는 ‘타우포 모터스포츠 파크’라는 명칭도 ‘쌍용 타우포 모터스포츠 파크’로 변경될 예정이다.
BNT 뉴질랜드 수퍼투어러스는 2012년에 시작된 뉴질랜드 최대 모터스포츠 행사다. 2013년 대회에는 라운드별 평균 TV 시청자 517만명(호주 및 뉴질랜드), 평균시청률 20.4%를 기록했다.
쌍용차는 BNT 뉴질랜드 수퍼투어러스에서 ‘액티언 스포츠’로 원메이크(한 개의 차종) 레이싱을 진행했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인기있는 쌍용차 차종이 바로 액티언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흔히 볼 수 없는 슈퍼카가 아닌 일상에서 친근한 차종으로 치르는 레이스 덕에 뉴질랜드의 잠재 고객인 젊은이들이 이 대회와 액티언 스포츠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 주말 대회장은 소풍이나 축제를 즐기듯 가볍게 나온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현지인들의 소셜네트워크 반응도 뜨거웠다.
대회 자체도 흥미로웠다. 한국에서 액티언 스포츠로 레이싱을 하는 장면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이어졌다. 1라운드에는 무려 25명의 드라이버가 출전해 ‘액티언 스포츠 Ute(2.3L 가솔린 엔진·5단 수동)’를 타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아마추어 대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러울 정도로 출전 대수가 많았다.
액티언 스포츠 Ute는 브레이크와 파워트레인은 일반 양산 차량과 동일하지만 레이싱을 위해 서스펜션을 튜닝했다. 또 롤케이지와 레이싱용 버킷 시트, 스티어링 휠을 장착해 경주용 차량으로 완벽하게 변신하고 서킷을 거침없이 질주했다.
쌍용 레이싱 시리즈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아마추어 대회다. 레이싱용으로 개조된 액티언 스포츠 Ute 차량을 구입하거나 리스하면 대회에 참여할 수 있다.
쌍용차는 이번 2014∼2015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향후 3년간 뉴질랜드 전역을 돌며 대회를 개최한다. 매년 7라운드 경기로 진행되며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선수에게는 뉴질랜드 럭비계의 전설이자 쌍용 뉴질랜드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콜린 미즈 경(Sir Colin Meads)의 이름을 딴 우승컵이 수여된다.
● 뉴질랜드서 매년 60% 성장, 내년 시장점유율 3% 목표
쌍용자동차가 뉴질랜드에서 액티언 스포츠로 원메이크 레이싱 대회를 치르며 스포츠 마케팅에 열중하는 이유는 뉴질랜드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뉴질랜드 타우포 경기장에서 만난 쌍용 뉴질랜드 대리점 대표 릭 쿠퍼(63) 씨는 “쌍용은 2010년 뉴질랜드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이후 매년 6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1.1%로 전체 시장점유율 17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2.2%(16위)로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 내년에 신차인 X100을 출시하며 B세그먼트까지 영역을 넓히면 3%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릭 쿠퍼 씨의 강한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뉴질랜드 시장의 특성 때문. 뉴질랜드 소비자들은 캠핑이나 레포츠와 같은 아웃도어 활동이 생활의 일부이기 때문에 SUV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쌍용차가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뉴질랜드인들은 소프트한 감각의 도심형 SUV보다는 크고 강해 오프로드에 적합한 4륜구동 SUV를 선호한다. 쌍용차가 추구하는 SUV 특성과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특히 액티언 스포츠는 현지 판매량의 약 5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액티언 스포츠로 원메이크 레이싱 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액티언 스포츠는 뉴질랜드 현지에서는 한국에서보다 다양한 9개의 라인업으로 세분화해 판매하고 있다.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쌍용 뉴질랜드 딜러 측은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해외 현지 딜러가 이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릭 쿠퍼 씨는 “뉴질랜드에서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터스포츠가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다. 투자비용은 많이 들지만 최소 10만명이 시청하는 모터스포츠 대회를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쌍용차라는 브랜드를 인식하게 함으로써 직·간접적으로 폭넓은 소비자 층을 아우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