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이번엔 ‘칭찬 경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7일 03시 00분


“사소한 것이라도 동기부여 효과”… 조직문화 혁신 2탄으로 내세워

“사소하거나 유치한 일이라도 칭찬하고 공유합시다.”

최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42·사진)은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원들에게 “따끔한 비판도 필요하지만 그만큼 적극적으로 칭찬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문화 전도사’로 불리는 정 회장이 이번에는 칭찬을 통해 동기 부여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조직문화 혁신에 대한 정 회장의 꾸준한 관심은 재계에서도 큰 화제가 돼 왔다. 지난달 현대백화점그룹이 선보인 기업문화지침서 ‘패셔니스타’와 관련해서는 유통업계뿐 아니라 타 업종의 주요 기업들로부터도 구매 문의가 쇄도했다.

1997년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정 회장은 2003년 부회장 승진과 동시에 그룹 총괄경영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그는 소통을 앞세워 보수적인 회사 분위기를 바꾸는 데 공을 들였다. 2004년에는 ‘주니어보드’ 제도를 만들어 이후 매달 한 번씩 젊은 직원 40명씩을 만나 현장의 소리를 들어왔다.

회장 취임(2008년) 2년 뒤인 2010년, 정 회장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으로 2020년에 매출 20조 원, 경상이익 2조 원대 시대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른바 ‘열정 비전2020’이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정 회장이 내놓은 해법은 역시 ‘조직문화’였다. 당시 정 회장은 “열정적인 사람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변화가 눈에 띄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롯데나 신세계에 비해 신사업 진출에 다소 보수적이던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한섬, 지난해 리바트를 인수하며 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올 5월에는 서울 금천구 디지털로에 ‘현대아울렛 가산점’을 내면서 처음으로 아웃렛 시장에 진출했다.

정 회장이 강조한 ‘칭찬’은 요즘 직원들 사이에서 화제의 대상이다. 현대백화점은 ‘땡큐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도입해 임직원들이 사내 인트라넷에 서로 칭찬해주는 코너를 만들었다. 현재 6000여 건의 칭찬 내용이 올라 있다. 백화점 임직원 수가 1649명임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3.6건 이상의 칭찬을 한 셈이다. 가장 많은 칭찬 마일리지를 얻은 사람은 매달 상품권 등 소정의 상품을 받는다.

현대홈쇼핑은 팀 내에서 칭찬을 한 번하면 5도씩 ‘칭찬온도’가 올라가는 ‘칭찬온도계’ 제도를 운영 중이다. 매달 목표를 달성하면 해당 팀에 ‘칭찬 피자’를 준다. 현대백화점그룹관계자는 “홈쇼핑에서는 ‘칭찬 붐’이 불어 매달 1000건씩 칭찬이 나온다”며 “사소해 보여도 칭찬을 독려하니 효과가 있어 다른 계열사에 적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정지선#현대백화점#경영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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