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취업문 돌파기] POSCO 입사 지름길? 난 ‘이걸’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7일 10시 01분


POSCO 입사의 지름길, 스펙이 아니라면 과연 무엇?

업무현자에 배치된지 1주일만에 이수연씨를 만났다. \'열정\'을 POSCO의 DNA로 받아들인다는 그는 그것으로 최고의 마케팅 전문가를 꿈군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업무현자에 배치된지 1주일만에 이수연씨를 만났다. \'열정\'을 POSCO의 DNA로 받아들인다는 그는 그것으로 최고의 마케팅 전문가를 꿈군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올 8월 POSCO에 입사한 이수연 씨(26·철강사업전략실 브랜드마케팅그룹). 그는 동국대에서 광고홍보와 신문방송을 복수로 전공했다. 이 씨의 현 업무는 철강브랜드 마케팅. 사내 홍보팀과 소통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이 씨를 만나 인턴에서 정규직 입사까지 과정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POSCO에 지원한 동기는….

"여러 회사에 인턴을 지원했는데 POSCO 인턴에 합격하게 됐다. 짧은 인턴생활이었지만 기획한 것이 바로 반영되는 것에 재미를 느꼈고 회사 분위기가 나와 맞는다고 생각했다. 입사하고 싶어 인턴 기간 중 면접을 열심히 준비했고 바라던 바를 이룰 수 있었다." 이씨는 2014년 1월부터 두 달간 홍보실에서 인턴을 했다.

-인턴 기간에는 무얼 했고 어떤 점이 이 회사가 자신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나?

"소셜 미디어팀에서 근무한지 1주 만에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기여할 수 있는 인턴 콘텐츠를 발굴하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콘텐츠들은 사내 블로그인 'POSCO&'과 사외블로그인 'HELLO POSCO'에 업로드 됐다.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 150명의 인턴 동기들을 전화와 SNS로 취재해 '포인뜨(포스코 선배들이 인턴들에게 들려주는 뜨끈뜨끈한 회사이야기)'란 코너에 매주 한 차례씩 6주간 올렸다. 첫 회는 인턴소개를 올렸고 그 후에는 인턴들의 실수담, 인상적인 문화 등등 내가 기획한 주제를 연이어 올렸다. 선배들은 '신입사원 때가 생각난다' 등의 댓글을 달며 재밌어 했다. 조회수가 3000건에 달하는 등 사내외에서 반응이 있었다. 기획한 것을 실제로 해볼 수 있어서 만족감도 느낄 수 있었다."

-POSCO 인턴 지원은 어떻게 했나?

"2013년 하반기 '창의전형' 인턴에 지원했다. 창의전형은 자기소개서에 토익, 학점, 사진 등 스펙을 쓰는 칸이 없다. 대신 대학시절 경험과 자신의 잠재력을 서술케 해 지원자의 가능성을 보는 게 특징이다. 지원동기를 주로 묻는 인성면접과, 자기소개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PR면접 등 두 번의 면접을 거쳤다. 면접을 위해 따로 준비는 하지 않았지만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경험담을 섞어 말했는데 어떤 지원자는 PT나 그림을 통해 자신을 설명하기도 했다. 인턴 모집 공고가 난 후 A4 4장 정도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쓰기 시작했고 그 후 POSCO홈페이지, 각종 취업전문사이트를 통해서 회사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POSCO는 현재 인턴 전형을 '시니어 인턴십'과 '주니어 인턴십'으로 바꿔 운용 중인데 이 씨가 지원한 창의전형은 탈스펙 전형인 시니어 인턴십으로 졸업자 및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하며 주니어 인턴십은 4학년 1학기 이하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대학생활과 인턴과의 연계성을 찾자면….

"전공을 살리려고 홍보실 및 마케팅 분야에 소신 지원한 것처럼 대학 때도 취업을 염두에 둔 활동보다는 적성에 맞는 일을 했다. 대학 신문사 및 방송사에서 기자로 일했던 경험이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3학년 때 소통을 주제로 제작한 시사다큐멘터리가 '시사인 대학기자상'을 수상했고 4학년 때는 현대 계열사에서 주최한 '대학생 PR 캠페인 기획 공모전'에 출품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대학 때의 경험이 인턴과 업무적으로도 관련이 있어 어려움 없이 일을 할 수 있었다."

선배사원들과 업무 협의중인 이수연씨(가운데).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선배사원들과 업무 협의중인 이수연씨(가운데).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인턴 근무 중에 정규직 입사를 위해 준비한 과정을 알려준다면….

"1월 말부터 인턴 동기 6명과 함께 팀을 꾸려 일주일에 두 번, 퇴근 후에 세 시간씩 면접준비를 했다. 팀원 각자가 스스로 문제를 개발하고 그걸 역할 분담을 통해 해결하는 등 실제 면접을 방불케 하는 모의면접이 핵심이었다."
POSCO는 성과가 우수한 인턴사원에게는 정규직지원 자격을 주고 있다.

-정규직 채용과정에서 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나?

"면접은 모두 네 종류다. '스페셜티 테스트'라 불리는 인성 및 전공면접은 ST1, ST2로 구분된다. ST1은 지원자가 제출한 지원동기와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면접이 진행된다. 반면 ST2는 전공에 대한 면접이다. 그 다음은 '그룹토의'면접(GD)으로 지원자 6명이 40분간 두 명의 면접관 앞에서 벌이는 자유토론이다. '분석발표'면접(Analysis&Presentation)은 즉석에서 제시된 자료를 40분간 분석한 뒤 의견을 밝히는 형식.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이 네 가지 면접을 통과해도 일정기간이 지난 후 세 명의 임원으로부터 마지막 면접을 받게 된다. 내 경우엔 인턴활동을 통해서 느끼고 배운 점과 그걸 바탕으로 입사 후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주로 받았다."

-입사에는 스펙이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은 듯한데…. 영어구사 능력은 어느 수준이고 해외 연수 경험은 있는지.

"토익은 950점이고 해외경험은 1년간 네덜란드 Fontys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에 교환학생으로 커뮤니케이션과 저널리즘을 수강한 것이다. 이때 영어구사 능력도 늘었다."

-취업을 앞둔 후배에게 조언한다면….

"대학생활을 취업과 같은 구체적 목적성취의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보다는 자신의 적성에 맞고 관심이 가는 분야에 치중하기를 권한다. 그러면서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적성과 진로를 찾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POSCO라는 기업의 DNA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입사 후 송도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던 도중 비전가든에 있는 바람개비에 이런 글을 써넣었다. '제철소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살겠다'고. 이 글은 3년 후 다시 볼 수 있게 되는데 그때 열정이 이 글을 쓸 지금보다 더 뜨거웠으면 좋겠다." 이 씨에게 POSCO의 DNA는 '열정'으로 다가온 듯하다.

요즘 신입사원을 보면 이 씨의 경우처럼 인턴 과정을 거쳐 그 기업에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나는 그걸 바람직하게 생각한다. 왜냐면 기업은 지원자를 가까이서 관찰하며 평가할 수 있어 좋고 지원자는 그 기업의 문화와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그 기업에 대한 이해와 열정을 가질 수 있어서다. 이런 전문성과 열정을 무기로 한 구직자들이 기업 문을 많이 두드린다면 그럴수록 기업도 지원자도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윈윈 게임이 될 것이다.

이종승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 (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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