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에 선 수출코리아]
IT같은 단명기술 쉽게 추격당해… 바이오-나노산업 집중육성 필요
한국의 대표 수출 종목은 섬유-전자제품·선박-철강·반도체-자동차·통신기기 등으로 빠르게 변했다. 가파른 경제 성장 속에서 선진국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던 산업 분야를 하나씩 추격해 정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제 ‘추격자 전략’을 버리고 신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선도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먼저 후발 주자에게 쉽게 추격을 당할 수 있는 ‘단명 기술’ 대신 ‘장수 기술’을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명 기술 분야는 선행 기술보다 신기술의 중요성이 더 높기 때문에 추격에 유리하다. 반면 장수 기술 분야는 한 번 주도권을 쥐면 추격자들이 따라잡기 어려운 산업을 일컫는다. 부품소재,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산업 등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을 포함해 한국의 주력 수출업종은 대부분 단명 기술 산업이다. 철강 산업은 미국에서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주도권이 넘어왔다가 중국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조선 산업도 유럽에서 일본, 한국, 중국 순으로 주도권이 옮겨가고 있다. 휴대전화도 마찬가지다. 미국 모토로라에서 핀란드 노키아로, 다시 미국 애플과 삼성전자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휴대전화 업체의 부상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6월 정부가 발표한 ‘13대 미래 성장동력’은 웨어러블 기기, 지능형 반도체, 5세대(G) 이동통신 등 대부분 ICT 산업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한국 산업의 대표 종목인 IT 산업은 추격이 용이한 대표적 단명 기술 분야”라며 “진입장벽이 높은 바이오기술이나 나노기술 분야 등 장수 기술 중심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그동안 주력해온 ‘제품 혁신’과 함께 ‘공정 혁신’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제조업 경쟁력은 제품에서도 나오지만 생산성, 판매 및 마케팅 노하우 등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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