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포함된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사진)이 행장직 사임 의사를 밝히며 ‘배수진’을 쳤다.
13일 한국씨티은행 등에 따르면 하 행장은 2일 KB금융 회장 후보에 선정된 직후 씨티은행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현직 은행장의 신분으로 경쟁 금융지주사의 회장직에 도전할 수 없다는 게 사임의 이유였다.
2001년 5월 한미은행장에 오른 하 행장은 2004년 한미은행이 씨티은행에 인수된 뒤 지금까지 씨티은행장을 맡아 왔다. 임기는 2016년 3월까지였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하 행장은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밝히고 나서 곧바로 직원들에게도 사임 의사를 알리려 했다”며 “이사회가 ‘씨티은행에 경영 공백이 생기면 안 된다’며 발표를 늦춰 달라고 요청했고 하 행장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하 행장은 KB금융 회장 자리를 두고 김기홍 전 국민은행 부행장,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등과 본격적인 경합을 벌이게 됐다.
하 행장의 뒤를 이을 신임 한국씨티은행장에는 박진회 부행장과 조엘 코른라이히 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두 부행장 모두 씨티은행 최고경영자(CEO) 양성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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