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경매 물건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으로 감소하고 낙찰가율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도 2007년 이후 10월 거래량으로는 가장 많았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상가 투자 열기도 뜨겁다.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하지만 10월 이후 시장 성장세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회복 기미가 보이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면 정부의 추가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에서 경매로 나온 아파트 건수는 총 1444건으로 연중 최저치(월간 기준)였다. 유찰 물건을 제외하고 10월 처음 입찰에 부쳐진 신규 물건 수(신건수)는 총 898건으로 지난해 10월(1580건)에 비해 43.2% 줄었다. 경매 물건 수가 줄어든 이유는 웬만한 물건들은 경매시장까지 나오기 전에 일반 거래시장에서 급매물로 거래가 성사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경매에 나온 아파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0.6%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6월(91.3%) 이후 6년 4개월 만에 90%를 다시 넘어섰다. 매매 시장에서 아파트 거래량도 증가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28일까지 거래된 서울 지역 아파트는 9343건으로 지난해 10월보다 12.9% 많다.
상가도 인기다. 롯데건설이 서울 중구 순화동에 짓는 덕수궁 롯데캐슬 상가 ‘뜨락’은 평균 32 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총 56개 점포에 1793명이 몰렸다. B117호에는 229명이 청약해 최고 경쟁률이 229 대 1로 치솟았다.
분양사 관계자는 “보통 상가 분양에는 공인중개사 등 부동산업계 종사자들이 많이 몰리는데 이번에는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일반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다”며 “상가 분양의 대중화 시대가 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수요가 늘자 건설사들의 대응도 적극적이다. 3분기(7∼9월) 건축 허가·착공 면적 모두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허가 면적은 15.1% 늘어난 3656만6000m²였다. 착공 면적은 9.2%, 준공 면적은 23.4% 각각 증가했다.
11월에도 신규 분양을 준비하는 곳이 많다. 11월 분양 예정인 아파트 물량은 전국에 61곳, 4만9290채다. 11월 분양 물량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다. 11월 분양 물량이 가장 많았던 때는 2003년으로 3만4000채였다.
하지만 10월 이후 부동산 시장은 상승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다 보니 매수자들이 추격 매수를 하지 않고 한발 뒤로 물러서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단기간에 가격이 많이 오른 서울 재건축시장 매매가는 최근 들어 보합세에 머물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 공급이 많은 지역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필요한 경우 증여세·상속세 등 세금을 감면하는 방안을 포함해 적절한 대책을 정부가 내놓아야 부동산 시장이 다시 얼어붙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