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채용제도 전면 개편]직무적합성 평가 어떻게
SSAT 성적 나빠도 붙을수 있나… 대학전공 없는 고졸자 직무평가는
삼성그룹이 5일 발표한 채용제도 개편의 핵심은 현행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이전에 전공 능력을 평가하는 ‘직무적합성 평가’를 신설했다는 것이다.
SSAT보다는 전공 능력 평가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기술직은 직무적합성 평가 결과가 우수하면 SSAT 점수에 상당한 가점을 준다. 소프트웨어직은 삼성에서 자체 개발한 프로그래밍 실기시험인 ‘소프트웨어 역량테스트’로 SSAT를 대체한다.
내년 하반기 공채부터 적용되는 개편된 채용제도 중 꼭 알고 있어야 할 사항들을 임성택 삼성그룹 인사팀 상무 등 관계자들의 답변을 바탕으로 문답 형태로 정리했다.
Q. 직무적합성 평가의 평가 기준은….
A. 연구개발·기술·소프트웨어 직군은 대학에서 들은 전공과목 수와 난이도, 취득 성적을 양식에 따라 지원서에 기입한다.
영업 및 경영지원직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경험 및 적성을 풀어 쓴 ‘직무에세이’를 내야 한다. 평소 얼마나 해당 업무에 관심을 갖고 어떻게 준비했는지를 사례 위주로 적으면 된다. 글을 잘 쓰는지를 보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허위로 작성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영업직군에 한해 1박 2일간 면접을 진행해 내용을 검증한다. 직무에세이는 지원자의 개인정보를 알 수 없는 블라인드 테스트 형식으로 운영한다.
Q. 직무적합성 평가에 외국어나 어학연수 경험 등 스펙은 반영되지 않는가.
A. 직무와 무관한 항목은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외국어 성적도 회사별로 제시된 최소 기준만 충족하면 된다. 단, 해외영업직은 외국어 능력이 우수하면 평가에서 우대받을 수 있다.
Q. 전공 능력이 뛰어난 연구개발·기술직 지원자들에게 직무적합성 평가에서 가점을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점을 받으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A. 전공 공부를 하느라 SSAT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 지원자들을 배려하기 위한 제도다. 그만큼 전공 능력을 더 높게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계열사별 기준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전공역량 평가 점수를 받은 지원자에 한해 가점을 준다. 가점을 받으려면 수학 물리 등 전공기초 과목 및 회사 직무와 관련 있는 과목을 단순 학점이수 차원 이상의 심도 있는 수준으로 공부해야 한다.
Q. 인문계 전공자들은 왜 우대 기준이 없는가. 직무적합성 평가에서 불리한 것 아닌가.
A. 인문계 전공자들도 연구개발·기술직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전공에 따른 차별은 없다. 삼성은 인문계 전공자 중 통섭형 소프트웨어 인재를 매년 400명씩 채용하는 ‘SCSA(Samsung Convergence Software Academy)’를 운영하는 등 인문계 전공자들에 대한 기회도 제공 중이다.
Q. 대학별로 전공과목 난이도나 학점을 주는 수준이 다른데 차이를 어떻게 보정하는가.
A. 학교 간 차이는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 대학에서 운영하는 학점제도를 신뢰한다는 전제 아래 이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다. 당장 한두 번은 학점 인플레의 이득을 봐서 뽑히는 지원자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업무성과를 분석해 대학별 신뢰도를 구축해 나가겠다.
Q. 3급 신입사원 공채에는 고졸자들도 지원할 수 있는데 대학 전공 성적이 없는 고졸자는 직무적합성 평가를 어떻게 치르나.
A. 전공 성적 대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일정 수준의 직무역량을 갖춘 것을 증명하면 평가를 통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권위 있는 경진대회에서 입상했거나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인기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경우 등이다.
Q. 결과적으로 SSAT 응시 인원은 줄어드나.
A. 최근 3년간 매년 평균 20만 명이 SSAT를 보고 해마다 평균 9000명을 신입사원으로 뽑았다. 직무적합성평가가 도입되면 SSAT 응시 인원이 줄어드는 건 맞다. 하지만 신입사원 선발 인원은 줄지 않는다.
Q. SSAT를 통과 후 면접 전형은 어떻게 바뀌나.
A. 현행 직무면접(실무진 앞에서 직무 관련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면접)과 임원면접(임원들이 지원자의 기본 소양 및 자질을 검증하는 면접) 두 단계 사이에 ‘창의성 면접’이 신설된다. 약 30분간 지원자가 주어진 주제와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면 면접위원들이 질의·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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