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세 경영승계때 그룹 계열분리 않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5일 03시 00분


“이재용 부회장 등 3남매 역할분담… 현재처럼 각자 영역서 경영활동”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자녀들에게로 경영권이 승계되는 과정에서 계열 분리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14일 삼성SDS 상장을 시작으로 삼성그룹의 3세 경영 승계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 삼남매 간 역할 분담이 내부적으로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14일 “이 회장의 자녀들이 현재 각자 맡고 있는 역할에 따른 상속 과정이 앞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하지만 상속 후에도 별도 계열 분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의 자녀들이 맡고 있는 역할에 따른 상속이 이뤄진 뒤에도 현재처럼 각자의 영역을 소유하며 경영하되 각자의 계열사를 떼어 그룹에서 분리 독립할 가능성은 배제한다는 의미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계열 분리 한도인 15% 미만으로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재계 ‘3남매 상속후 독립경영’ 예상 빗나가 ▼

삼성, 그룹 계열분리 않기로… 삼성SDS 상장 첫날 시총 6위 올라


지금까지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전자와 금융, 화학 부문을 맡는 대신 이부진, 이서현 사장은 상속받은 지분을 팔아 현금화하거나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각자 현재 맡고 있는 호텔·유통 부문과 패션·광고부문 경영권을 확보해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과거 삼성의 2세 경영승계 과정에서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과 막내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각각 전주제지와 신세계백화점·조선호텔을 물려받아 그룹에서 분리했듯 이 회장의 두 딸도 전공을 살려 독립경영을 펼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한편 이날 상장한 삼성SDS는 공모가(19만 원)의 2배인 38만 원에서 첫 거래를 시작했다. 시초가가 만들어질 수 있는 범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 것이다. 상장 직후 과열 조짐을 보이자 2분간 거래를 중단하는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세 차익을 노린 외국인과 개인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해 시초가보다 5만2500원(13.82%) 낮은 32만7500원에 마감됐다. 이날 삼성SDS는 1조3364억 원어치가 거래되면서 상장 첫날 최대 거래금액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10년 5월 12일 상장된 삼성생명(1조1488억 원)이었다.

이날 삼성SDS의 시가총액은 25조3409억 원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한국전력 포스코에 이어 단숨에 시가총액 6위에 올랐다.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종가를 기준으로 이 부회장이 가진 11.25%의 지분 가치는 2조8492억5000만 원에 이르게 됐다. 각각 지분 3.9%를 보유한 이부진, 이서현 사장도 9857억 원씩을 확보했다. 다만 이들은 특수관계인이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의무보호예수 적용을 받아 상장 후 6개월간은 주식을 팔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경우 제일모직까지 상장을 마치고 나면 지분 일부를 상속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쓸 것”이라며 “5년 동안 나눠 내는 연부연납을 하기 위해 삼성이 올 초 국세청과 접촉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김재영 기자
#삼성그룹#3남매#역할분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