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품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하주차장도 진화하고 있다. 가구당 자동차 보유대수가 늘어나면서 주차장 시설도 아파트 선택의 주요 고려 요소가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자동차 등록대수는 1995만1810대로, 4인 가구 기준 가구당 1.6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과거에 지은 아파트에는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매일 주차전쟁이 벌어지는 게 현실이다. 1989년 9월 입주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13단지의 경우 총 939가구에 500대만 주차할 수 있어 가구당 주차공간이 0.5대에 불과하다. 1992년 10월 입주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도 총 1753가구에 주차공간이 1753대로, 가구당 1대꼴이다.
최근에는 여성 운전자의 비율이 높아지고, 운전 연령층도 낮아지면서 안전하고 편리한 주차공간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나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은 넉넉한 주차대수와 폭이 넓은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대형, 여성전용 등 주차공간을 세분화시키며 차별화 경쟁에 나서고 있다. 주차공간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특화시킨 단지도 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7구역 ‘래미안 에스티움’ 주차장 이미지.법정 너비(2.3m 이상)보다 넓게
삼성물산은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뉴타운 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에스티움’을 11월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7층 19개 동에 전용 39∼118m² 총 1722채 가운데 794채를 일반에 분양한다. 주차공간을 일반(2.4m), 장애인(3.3m), 경차(2m) 등 기본 3종류에 여성전용(2.4m), 대형(2.5m), 여성전용대형(2.4m) 등을 더해 6종류로 세분화한다.
SK건설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월영 SK 오션 뷰’를 11월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31층 8개 동에 전용 59∼114m² 총 932채 가운데 464채를 일반 분양한다. 법정 너비(2.3m 이상)보다 20cm 넓은 주차공간이 전체의 20%를 넘는다.
현대건설은 충남 당진시 송악읍 송악 도시개발구역 A2블록에 짓는 ‘당진 힐스테이트’를 분양하고 있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3층 11개 동에 전용 59∼84m² 4019채로 이뤄진다. 법정 너비보다 10∼20cm 넓은 광폭주차장을 설치한다.
SK건설은 서울 노원구에 ‘꿈의숲 SK 뷰’를 분양하고 있다. 지하 2층∼지상 20층 6개 동에 전용 59∼84m² 총 504채로 이뤄진다. 현재 전용 84m²만 남아있다. 법정 너비(2.3m 이상)보다 20cm 넓은 주차공간을 일부 구역에 마련한다.
유비쿼터스 주차시스템, 창고 있는 주차장
현대건설은 경기 평택시 송담택지지구 80-1블록에서 분양 중인 ‘평택 송담 힐스테이트’(지하 1층∼지상 27층 12개 동, 전용 59∼84m² 952채)와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영통’(지하 1층∼지상 최고 29층 21개 동, 전용 62∼107m² 2140채)에 첨단주차정보시스템(UPIS)을 적용한다. 유비쿼터스 골든키(U-Key)를 통해 엘리베이터를 지하층으로 호출하고 주차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롯데건설은 부산 남구 대연동에서 분양 중인 ‘대연 롯데캐슬 레전드’(지하 6층∼지상 35층 30개 동, 전용 59∼121m² 3149채) 지하주차장에 일반 조명보다 2배 밝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설치한다. 또 비상호출시스템을 적용한다.
‘지하주차장은 어둡고 답답하다’는 이미지를 깬 아파트도 있다. 포스코건설이 경남 창원시 가음동에서 분양 중인 ‘창원 더샵 센트럴파크’(지하 2층∼지상 29층 15개 동, 전용 59∼1171m² 458채)는 단지를 데크형으로 높여 지하주차장에도 햇빛이 들어온다.
롯데건설이 11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4가에서 분양하는 ‘당산역 롯데캐슬’(지하 2층∼지상 최고 26층 2개 동, 전용 84m² 198채) 지하주차장에는 가구별 전용 창고가 마련된다. 캠핑, 골프, 보드 등 레저용품과 선풍기, 온풍기 등 계절용품을 보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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