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매체가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프랑스 유럽경영대학원(INSEAD) 조엘 페레스 교수는 신문사가 파업했을 때와 정상적으로 운영했을 때를 비교해 투자자의 가격결정과 거래행위를 분석했다. 1989∼2010년 유로존에 속한 국가들에서 발생한 52개 신문사 파업을 연구한 결과에서 페레스 교수는 중요한 내용 몇 가지를 발견했다.
첫째, 파업이 발생한 날 주식회전율(share turnover)은 평균 12% 하락했다. 특히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에서 발행한 주식의 회전율은 최대 18% 이상 하락했다. 신문사 파업으로 인한 주식회전율의 하락은 개인투자자들이 정보를 획득하는 데 장애가 발생했고 거래를 주저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가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수의 경로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신문사가 파업하더라도 정보 획득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 파업 기간 동안 시장지수의 일중변동성(intraday volatility)과 개별 주식의 변동성이 평균 7% 정도 하락했다. 일중변동성의 하락은 매수, 매도호가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참여 비율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은 신문에서 정보를 얻어 의사결정을 하는 주요 고객층은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며 파업은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를 주춤하게 만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페레스 교수의 연구는 언론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전달되는 정보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결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사실을 감안하면 언론의 공정성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정보 왜곡을 통해 주식시장이 교란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이제껏 그래왔듯 언론 종사자들은 앞으로도 본연의 책무에 충실해 더욱 공정하고 정확한 뉴스를 전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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