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가 있는 저소득 자영업 가구들이 버는 소득을 모두 빚 갚는데 써도 모자랄 만큼 한계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1일 "한국은행·통계청의 '가계금융 복지조사'를 재분석한 결과 저소득층과 자영업 가구의 재무 건전성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빚이 있는 1분위(소득하위 20%) 가구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은 2010년 41.2%였지만 올해 68.7%로 급격히 상승했다. 1분위 가구 가운데서도 자영업자는 훨씬 더 심각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구의 DSR는 지난해 62.8%에서 올해 117.9%로 급상승했다. DSR가 100%를 넘는다는 것은 매년 벌어들이는 소득을 모조리 빚과 이자를 갚는데 써도 모자라다는 뜻이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재무상태가 이렇게 악화된 것은 이들 가구의 연간 가처분소득이 지난해 723만 원에서 올해 727만 원으로 4만 원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원리금상환액은 454만 원에서 857만 원으로 89% 급증했기 때문이다.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542%에 달해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5년 이상 빚만 갚아야 부채를 청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이들 가구는 빚을 갚거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또 다시 빚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자력으로 빚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부채의 노예 상태"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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