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우버(Uber)’가 20일 공식 블로그에 남긴 내용입니다. 고객이 앱으로 차량을 부르면 일반인이 모는 차량이 와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주는 일종의 자가용 콜택시 우버는 “18일 우버 신규 가입자 수가 평소에 비해 455% 증가했다. 한국 진출 이래 최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라며 “감사합니다. 서울”이라고 적었습니다. 서울시민들이 우버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말이죠.
우버 신규 가입자 수가 급증한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면 글에 담긴 ‘우버의 본심’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18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택시운전사 3000여 명이 모여 있었습니다. 전국택시노조, 서울개인택시조합 등은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어 “우버 서비스가 택시운전사의 생계를 위협하니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항의했습니다.
결국 택시운전사들의 ‘생존을 위한 외침’이 도리어 우버 서비스에 대한 시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가입률을 올려 준 것입니다. 남 좋은 일을 시킨 셈이죠.
우버는 논란을 먹고 자라는 서비스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택시업계가 우버의 성장을 막기 위해 단체로 파업하거나 시위를 할 때마다 우버 가입자 수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도 같은 이유로 택시업계가 파업했을 당시 가입자 수가 무려 850%가 증가했습니다. 올해 기자가 우버 본사를 방문했을 때 나이리 글로벌커뮤니케이션 총괄은 “택시업계가 무엇인가 행동할 때마다 우버를 몰랐던 사람들은 우버를 알게 된다”며 “택시 시위가 가입자를 늘리는 데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니 택시업계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불법성이 짙은 우버 서비스에 대해 항의를 하면 할수록 우버를 홍보해주는 꼴이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우버가 블로그에 남긴 ‘서울 시민의 뜨거운 호응’은 택시업계를 가리키는 것은 아닐까요. 신생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성장을 무작정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버의 약삭빠른 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한국 택시업계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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