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무인 선박 기술을 겨루는 국제 대회에 출전해 세계 2위의 성적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무인자동차 기술은 상용화 수준에 임박했지만 선박 자동운전기술은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어 이 분야 선점이 기대된다.
KAIST 해양시스템공학부 김진환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선박용 ‘소프트웨어 통합시스템’이 10월 20∼26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에서 미국 해군연구개발국(ONR) 개최로 열린 첫 ‘자율무인선 경진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고 4일 밝혔다. 우승팀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차지했다. KAIST 측은 10월 경기 종료 후 경기용 선박을 배편으로 국내로 수송해 4일 대전 갑천변에서 시연행사를 진행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번 대회는 각 팀이 주최국으로부터 경기용 선박을 한 대씩 지급받은 뒤 제어 소프트웨어만 개발해 참여하는 방식이어서 공정한 경기가 가능했다. 항로인식운항, 수중음원탐색, 부두자동접안, 부표원격관측, 수상장애물 인식 및 회피 등 총 5개 과제를 사용자의 조작 없이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 대회는 한국, 미국, 호주, 일본, 싱가포르 5개국에서 15개 팀이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KAIST와 서울대, 울산대가 참가했다. KAIST팀은 2등상에다 후원사인 미국 방산 업체 ‘노스럽그루먼’사의 특별상까지 받아 총 1만6500달러(약 1838만 원)의 상금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소프트웨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1위를 한 MIT의 5분의 1 정도 예산으로 개발했고 예선 성적은 오히려 MIT보다 더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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