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항소심서 애플승소 1심파기 요청

美 워싱턴법원서 특허침해 첫 공판

삼성전자가 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연방 항소법원에서 열린 애플과의 1차 소송 항소심 첫 공판에서 1심 판결을 파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올해 5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은 삼성전자 제품 23종이 애플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며 9억3000만 달러(약 1조3230억 원)를 애플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날 공판에서 삼성전자는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애플 로고나 아이폰 홈 버튼이 없는 데다 스피커 부분도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1심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또 특허 침해 사실이 있더라도 배상액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삼성전자 측 캐슬린 설리번 변호사는 “자동차 안에 있는 컵 받침대 특허를 침해했다고 자동차 전체 판매 수익을 가져가는 꼴”이라고 비유했다. 하지만 애플 측 윌리엄 리 변호사는 “삼성전자는 (아이폰 출시 후) 2년간 시장점유율이 떨어지자 3개월 만에 아이폰과 똑같은 것을 들고 나왔다”고 반박했다.

2011년부터 스마트폰 특허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올해 8월 미국을 제외한 8개 국가에서 진행되던 소송은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에서만 1, 2차 소송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25일 확정된 2차 소송 1심에서는 양측의 특허 침해를 모두 인정해 삼성전자는 1억1960만 달러(약 1327억 원), 애플은 15만8000달러(약 1억7538만 원)를 각각 상대방에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