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의 내분으로 홍역을 치른 KB금융지주가 사외이사들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교수 중심으로 이뤄진 이사회 구성도 기업인, 주주 대표 등으로 다양화하기로 했다.
1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배구조 개선안을 최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KB금융은 외부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만든 지배구조 개선안을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집중 논의한 뒤 당국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내분 사태 당시 지주 9명, 은행 6명 등 총 15명에 이르는 사외이사들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며 KB금융에 유사 상황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해 왔다.
KB금융은 이번 개선안에 이사회의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교수 중심의 이사회에서 벗어나 기업인, 금융인, 주주 대표 등 다양한 분야의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또한 은행 사외이사 수를 줄이는 대신 경영진이 맡는 상임이사 수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 사외이사 추천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다. 후보 선정 과정에 외부 전문기관을 적극 활용하고, 이사 최종후보 선임 때는 고객 대표와 KB금융그룹 임원 등을 참여시켜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번 개선안은 금융위원회가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KB금융이 외부 컨설팅을 받았고, 은행 측 사외이사를 줄이기로 하는 등 당국에서 발표한 지배구조 모범규준도 충실히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 문제는 24일 금융위에서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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