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켓 뷰]집집마다 ‘작은 공장’ 갖는 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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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미래에셋자산운용 美법인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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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이 먹고 싶을 때 이제 슈퍼마켓에 가지 않아도 된다. 대신 프린터를 켜고 초콜릿을 뽑으면 된다. 3차원(3D)프린터는 수십 년 동안 지속된 내전으로 희망과 팔을 잃은 아이들에게 의수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이처럼 3D프린터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 간단한 생활용품부터 복잡한 로봇까지, 생체 재료를 원료로 쓰면 인공치아와 뼈, 심지어는 장기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시장 조사기관 가트너는 3D프린터를 2014년 정보기술(IT) 트렌드를 주도할 10가지 제품에 포함시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3D프린터는 지금까지의 모든 생산 방식을 바꿀 만한 잠재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제조업의 상장 혹은 합병 소식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하드웨어와 설비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제조업은 얼마 전까지 시대에 뒤떨어진 산업으로 인식됐지만 3D프린터가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3D시스템스의 공동 창업자 찰스 헐은 1987년 처음으로 3D프린터 상용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발전은 오히려 이들의 특허가 만료되고 난 2005년 오픈 소스 기반의 기술이 소개되면서 이뤄졌다.

3D프린터를 가진 사람들은 팅기버스(Thingiverse)에서 설계도를 공유하고 이 도면을 이용해 쉽게 원하는 것을 프린트할 수 있다.

3D프린터는 별도의 금형을 만들지 않아도 설계도만 있으면 시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제조 공정이 줄고 제품 수정이 쉬워 생산비용을 30∼70% 절감할 수 있다.

이 방식을 첨가식 제조(Additive manufacturing)라고 부르는데 재료를 깎고 모아 붙이는 기존의 공제식(Subtractive)보다 비용 절감, 에너지 사용 측면에서 우수하다. 실제 현대자동차도 3D프린터로 엔진룸 시제품을 만들어 개발시간과 비용을 절반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3D프린터는 동일한 유형의 상품을 사용자의 특성이나 취향에 맞게 디자인, 기능, 색상 등을 차별화하는 장점도 갖고 있다. 이제 자기 집에 작은 공장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집에서 만든 것은 따로 운송할 필요가 없다.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들에게 정보가 독점되는 사회에서는 소규모 제조업자 혹은 개인들은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찾기 힘들다. 하지만 인터넷의 보급으로 정보의 생산과 보급에 드는 비용이 줄어들었고, 이제는 3D프린터의 출현으로 제조와 운송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노동의 종말’을 쓴 제러미 리프킨은 이러한 현상을 무한경쟁의 산업 시대에서 상생 공존의 협업 시대로 가는 ‘3차 산업혁명’으로 표현했다.

김영환 미래에셋자산운용 美법인 상무
#3D프린터#정보기술#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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