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화장품’은 올해 국내 뷰티업계의 주요 이슈 중 하나였다. 발효화장품은 천연물질을 발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새로운 성분을 이용하는 제품으로, 안티에이징 화장품 등이 대표적이다.
천연물질을 앞세운 발효화장품들은 최근 일부 화장품의 화학성분이 논란이 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LG생활건강이 2007년 국내 첫 자연발효 화장품 브랜드를 표방하며 선보인 ‘숨37’은 올 들어 LG생활건강의 가파른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생활건강의 고급 화장품 브랜드들은 올해 특히 고성장 중이다. 올 3분기(7∼9월) LG생활건강이 올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2304억 원, 1502억 원이다. 이는 LG생활건강이 올린 분기별 실적 중에서 역대 최대치다.
분기 매출 4802억 원을 올린 화장품 부문, 그중에서도 ‘숨37’이 속한 고급 화장품 분야는 이 같은 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고급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나 성장했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올해 ‘숨37’은 지난해보다 20%가량 성장한 24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숨37’ 제품군들은 올 한 해 동안 다양한 성과를 올렸다. 대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숨37 시크릿 프로그래밍 에센스’(사진)는 올해 출시 5년 만에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첫 시판 이후 1분에 1개꼴로 팔려 나간 셈”이라고 말했다.
파운데이션 제품인 ‘숨37 메탈쿠션’은 시판 9개월 만에 누적 20만 개 매출을 돌파했다. ‘숨37 시크릿 리페어 컨센트레이트’는 지난달 환경부가 주최한 ‘제4회 친환경 패키징(포장) 공모전’에서 대상인 환경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숨37 시크릿 프로그래밍 에센스’의 성공 원인이 기술력과 마케팅의 조화에 있다고 본다. 이 제품은 해발 1000m 높이에서 숯을 이용해 천연재료를 장기간 발효해 만든 것이다. 이런 점을 알리기 위해 LG생활건강은 제품 이름에 발효를 뜻하는 ‘숨’과 3년 7일 동안 섭씨 37도에서 발효했다는 뜻의 ‘37’을 함께 담았다.
구매력이 높은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것도 성공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은 최근 ‘한국 방문 시 꼭 구매해야 하는 화장품’ 중 하나로 ‘숨37 시크릿 프로그래밍 에센스’를 꼽기도 했다.
또 ‘숨37’은 짧은 유행으로 끝날 뻔했던 발효 화장품의 인기를 이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장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발효 화장품은 한방 화장품에 이어 한국 화장품 산업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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