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Best of Best]<7>유통부문 ‘롯데그룹 옴니채널’
온라인서 주문하면 백화점서 수령… 스마트폰으로 할인행사 정보 확인
마트 신선식품 매출 57% 늘기도
22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남대문로 롯데백화점 본점 MVG주차장 입구. 이곳에는 38여 개나 되는 사물함(로커)이 늘어서 있었다. 이곳은 쇼핑객의 짐을 보관하는 사물함이 아니다. 롯데백화점의 인터넷 쇼핑몰 ‘롯데닷컴’에서 주문한 물건이 배달되는 ‘픽업 로커’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매장 내에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건을 받을 수 있는 ‘픽업데스크’가 있다면 매장 밖에는 백화점 영업시간과 상관없이 24시간 운영되는 ‘픽업 로커’가 있다”며 “소비자가 인터넷으로 구입해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원활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유통업계의 화두는 ‘옴니채널’이었다. 이는 온·오프라인·모바일 등 소비자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유통채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을 말한다. 최근 ‘커넥티드 컨슈머’ 보고서를 낸 글로벌 컨설팅회사 AT커니 서울오피스의 심태호 대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무의미해져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며 “통합적인 ‘옴니채널’을 구현할 수 있느냐가 미래 유통업의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롯데는 누구보다 빠르게 전사적인 옴니채널 전략에 앞장서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편의점, 온라인쇼핑몰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갖춘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지휘 아래 올 3월부터 그룹의 정책본부와 미래전략센터 주관으로 옴니채널 전략을 연구해 왔다. 그 결과 롯데는 올해 △빅데이터 활용 △정보기술(IT) 기반 마케팅과 세일즈 △고객경험 업그레이드라는 옴니채널 3대 전략을 내놓았다. 매장 픽업 서비스와 위치기반 마케팅 등 세부적인 9개 실행과제도 수립했다. 이를 실제 매장에서 실행하기 위해 계열사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내년에는 옴니채널 관련 연구센터에 해당하는 ‘롯데 이노베이션 랩’도 설립된다.
옴니채널 전략에 가장 적극적인 주축은 신 회장이다. 신 회장은 올 9월 19개 계열사 사장단이 함께하는 ‘옴니채널 운영위원회’를 열어 전략과제를 검토한 데 이어 지난달 열린 하반기(7∼12월)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도 “옴니채널을 성공시킨다면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유통기업에도 지지 않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옴니채널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부터 롯데닷컴과 연계해 본점 1층에 국내 최초로 픽업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픽업 어드바이저’가 상주한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셔츠의 소매 길이가 짧다면 어드바이저에게 얘기해 수선서비스를 안내 받고, 해당 셔츠와 어울리는 바지는 어느 매장에서 살 수 있는지도 들을 수 있다.
또 롯데백화점은 최근 ‘스마트 비콘(위치기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고 본점에서 실행하면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의 할인정보와 사은행사 정보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롯데마트도 옴니채널 전략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올해 10월 말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고객 구매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온라인 쇼핑몰을 개편했더니 신선식품 매출이 지난달 1∼16일 전년 동기보다 57.4%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진호 롯데백화점 옴니채널팀장은 “지난 한 해 동안 다양한 옴니채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신년에는 구축된 시스템을 활용해 본격적으로 편리하면서도 재밌는 쇼핑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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