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타항공은 2004년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하고 2년간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이행해야 했을 정도로 사정이 어려운 회사였다. 그러나 2007년 9월 취임한 최고경영자(CEO) 리처드 앤더슨의 지휘 아래 새롭게 탈바꿈했다. 다른 항공사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파격적인 시도로 수익성을 올렸고 업계 선두 자리까지 올랐다. 앤더슨은 최근 세계적 경영전문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동아일보가 발행하는 HBR 한국어판 12월호에 실린 기고문을 요약 소개한다.
델타의 특징은 예의바르고 열린 대화를 중시하는 문화다. 구체적으로 ‘다른 사람 말에 끼어들지 말라’는 사규도 있다. 환갑을 목전에 둔 CEO 자신조차도 남들이 얘기할 땐 조용히 하라는 얘길 듣는다. 이런 문화는 팀워크를 키워준다. 사장부터 말단 사원까지 항상 팀으로서 모든 도전과 기회에 달려든다. 그 과정에서 구성원 개개인이 인정받고 있다고 느낀다.
열린 문화와 좋은 팀워크는 혁신적인 시도로 이어진다. 일례로 대형 항공사 최초로 회원 마일리지 적립 기준을 비행거리가 아닌 구매한 항공권 가격으로 변경했다. 유류비를 절감하기 위해 정유공장도 인수했다. 항공사가 정유공장까지 직접 운영하는 예는 드물다. 미국의 많은 정유공장이 문을 닫아 항공유 확보가 어려워지자 아예 정유공장 하나를 신형 여객기 한 대 사는 값에 인수했다. 자체 연료 공급원을 보유하게 된 후 평균 유류비가 다른 항공사보다 내려갔고 유가 변동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밸런타인데이는 델타에 특별한 날이다. 매년 이날 이익공유제에 따라 전 임직원에게 수익이 지급된다. 2014년도엔 각자 연봉의 8%에 해당하는 보너스가 지급됐다. 반면 경영자에 대한 보상은 비슷한 규모의 다른 미국 기업들보다 적다. 그 결과 회사에 대한 직원 충성도가 높다. 직원들은 노조를 만들 생각도 없다. 설문조사를 해보면 90% 이상이 친구나 가족에게 델타항공 입사를 추천한다. 최근 항공기 승무원 채용에는 1400명을 뽑는 데 10만 명이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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