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사진)이 지주사와 은행 간의 벽을 허물며 조직 융화에 나섰다. 지주사와 은행의 임원을 겸직시키고 지주 사무실을 국민은행 본점으로 이전하는 등 지주와 은행을 통합하는 작업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5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달 중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은행 본점으로 사무실을 옮길 계획이다. KB금융은 2008년 설립 이후 줄곧 서울 중구 남대문로2가에 있는 국민은행 명동 사옥을 사용해 왔다.
KB금융이 여의도로 옮겨가는 결정에는 지주와 은행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윤 회장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식에서 “가능하면 임기 중에 통합사옥을 위한 첫 삽을 떴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간 금융권 안팎에서는 KB금융과 국민은행이 서울 명동과 여의도에 떨어져 있어 영업력 확대를 위한 협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게다가 두 조직의 화학적 통합이 제대로 안 돼 힘겨루기를 하면서 KB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른바 1채널(국민은행)과 2채널(주택은행) 출신이 서로 견제하는 상황에서 지주와 은행 간의 갈등이 더해지며 KB금융의 내홍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알게 모르게 존재했던 지주와 은행 간의 간극을 없애고 하나 된 KB로 새롭게 시작하자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사무실 통합과 더불어 인적 ‘융합’도 꾀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12월 30일 조직 개편을 통해 지주와 은행의 리스크, 전산, 홍보 담당 임원이 겸임하도록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 개편과 사무실 이전에서 지주와 은행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영업력을 회복하겠다는 윤 회장의 의지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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