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수도권 주택(서울 제외)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처음으로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의 전세가율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KB국민은행의 월간 부동산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도권 주택(아파트·단독·연립·다가구·다세대 등 포함) 전세가율이 62.3%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최고치다. 같은 달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의 전세가율은 62.0%로 수도권의 전세가율이 처음으로 지방을 앞질렀다.
보통 지방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수도권은 집값이 비싸 상대적으로 전세가율이 낮게 형성돼 왔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에서 전세의 월세 전환이 큰 폭으로 늘어 전세 품귀 현상이 발생하면서 전세가율이 역전된 것이다.
아파트 전세가율만 보면 지난해 12월 현재 전국은 70.0%, 서울은 65.7%였다. 지난해 11월에 비해 각각 0.4%포인트, 0.5%포인트 오른 것으로 역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8년 12월 이후 최고치였다.
수도권에서 아파트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 화성시로 78.1%였다. 서울에서는 성북구(73.0%)의 전세가율이 가장 높았고 다음은 서대문(71.8%) 동대문(70.3%) 관악(70.3%), 동작(70.1%)의 순이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수도권의 전세가율이 지방을 앞지른 것은 집의 사용가치가 교환가치보다 빨리 오르고 집값 상승의 기대심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전세가율이 올라갈수록 깡통전세 등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KB부동산 전망지수는 지난달 101.4로 전달의 104.1보다 더 낮아졌다. 이 지수는 전국의 공인중개사들이 내다본 3개월 후 주택가격 동향으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상승을 점치는 의견이 많다는 의미다. ‘9·1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난해 9월 120.6으로 정점을 찍은 뒤 석 달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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