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이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는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규모와 임금, 승진 등 세부조건을 둘러싸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파행을 겪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7일 외환은행 노조가 요구해온 외환은행 무기계약직 2000명의 정규직 전환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의 요구와 달리 하나-외환은행 통합 1개월 이내에 무기계약직 직원들을 선별적으로 대졸 신입행원인 6급으로 전환하고 급여와 승진은 별도 심사를 통해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그동안 △하나은행과의 통합과 상관없이 즉시 무기계약직 2000명 전원을 6급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정규직 전환 후 기존 6급 정규직 직원과 동일한 급여를 적용하며 △근무연한이 되면 자동으로 5급 승진을 보장해 달라고 하나금융 측에 요구해 왔다. 앞서 외환은행 노조와 경영진은 2013년 10월 무기계약직 근로자를 6급 행원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하면서 임금, 복지 등 세부사항은 노사 합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의 무기계약직 직원 1400명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세부조건을 놓고 하나은행 노조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금융 측은 외환은행 노조의 주장에 대해 “무기계약직 2000명 전원을 6급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첫해에만 74억 원의 인건비가 늘고, 5급 전환 시에는 570억 원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며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외환은행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노사 간 ‘공생’이 아닌 ‘공멸’이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정규직 전환은 은행 조기 통합과는 별개 문제지만, 통합 논의 전에 반드시 선결돼야 한다”고 말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통합을 위한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나금융은 3월 1일로 예정된 합병기일을 맞추기 위해 이달 중으로 노조와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해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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