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벌여온 브랜드 마케팅 경쟁은 국내 통신시장의 역사와 궤적을 같이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인 ‘통신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이다 보니 기업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마케팅이 시장 경쟁의 성패를 좌우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2006년 7월부터 사용해온 ‘T’는 SK텔레콤의 상징이었다. ‘SK텔레콤의 모든 것, 그게 바로 T야’라는 광고 문구가 등장할 정도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T’는 SK텔레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대표 브랜드로 통신(Telecom) 기술(Technology) 최고(Top) 신뢰(Trust) 등을 상징한다”며 “이는 결국 단순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뛰어넘는 ‘통합적 네트워크 서비스’를 지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T 출범 당시 SK텔레콤은 브랜드 관리 강화를 위해 브랜드전략실도 신설했다. 요금제는 ‘T 플랜(PLAN)’, 고객 체험형 매장은 ‘T 월드(World)’라는 명칭으로 바꾸는 등 SK텔레콤이 내놓은 모든 서비스는 T라는 알파벳으로 통일됐다.
T가 통신시장을 사로잡기 전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로는 KTF(현재 KT와 합병)의 ‘쇼(SHOW)’가 있었다. KTF가 쇼를 선보이면서 전화와 문자로 대표되는 2세대(2G) 통신시장에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던 SK텔레콤의 ‘스피드011’을 비로소 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KT는 2009년 ‘올레(olleh)’라는 브랜드를 새로 내놓았다. 올레는 헬로(hello)를 거꾸로 읽었을 때 발음이다. KT는 공기업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올레를 활용했다. ‘역발상 경영’, ‘미래 경영’, ‘소통 경영’, ‘고객감동 경영’ 등 4가지를 ‘올레 경영’ 구상이라고 이름 붙였고 2011년 1월 기존 유선사업 브랜드인 ‘쿡’과 무선사업 브랜드인 ‘쇼’까지 올레로 통합되면서 올레는 KT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LG유플러스도 LG텔레콤 시절 ‘오즈(Oz)’라는 브랜드를 사용한 적이 있었다. 2010년 LG텔레콤과 LG파워콤, LG데이콤 등이 합병한 이후에도 이 브랜드를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유플러스’로 서비스 브랜드를 통합해 사용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통 3사의 공통과제는 ‘신성장동력이 무엇이냐’는 것이다”라며 “단순히 전화 문자 데이터를 공급하는 네트워크 사업자 이미지를 버리고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플랫폼 사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 통신사업자 이미지를 혁신하는 것이 우선적 과제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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