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한 김모 씨(28)는 기대만큼 취업이 쉽게 되지 않자 조급해졌다. 처음에는 연봉은 물론 기업 규모, 복리후생, 근무조건 등을 까다롭게 따져 원서를 넣었다. 그러나 서류전형에서 탈락하기 일쑤였다.
김 씨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실감, 눈높이를 낮췄다. 결국 조건을 하나, 둘 포기한 뒤에야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취업에 성공한 경험자 10명 중 7명(70.3%)이 ‘눈높이를 낮췄기 때문에 취업에 성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해 최종 합격 및 입사 경험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72.5%)’이 ‘남성(68.4%)’보다 눈높이를 낮춰 취업에 성공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눈높이를 낮춘 조건(복수응답) 1위는 ‘연봉(67.6%)’. 기대했던 초봉에 비해 평균 684만 원 적은 돈을 제시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 다음으로는 ‘기업 규모(35.9%)’, ‘복리후생(28.1%)’, ‘기업 인지도(26%)’, ‘근무지역(23.8%)’, ‘주5일 등 근무조건(23.1%)’, ‘정규직 등 고용형태(20.6%)’ 등의 조건을 낮췄다고 대답했다.
응답자 10명 중 6명(55.9%)은 눈높이를 낮춘 이유(복수응답)로 ‘빨리 취업하는 게 급해서’를 첫 손가락에 꼽았다. 또 ‘구직활동이 길어지는 게 싫어서(55.5%)’,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43.8%)’, ‘일단 취업 후 이직할 생각이라서(33.5%)’, ‘능력에 비해 눈높이가 높은 것 같아서(18.5%)’, ‘최우선 조건만 만족하면 되어서(10.7%)’ 등이 이유였다.
구직활동을 시작한 뒤 ‘3개월 미만(42.3%)’이 되면 눈높이를 낮춘다고 응답했다. 뒤이어 ‘3-6개월 미만(31.1%)’, ‘6-9개월 미만(8.4%)’, ‘9-12개월 미만(5.2%)’, ‘12-15개월 미만(5.2%)’ 등의 순이다.
그러나 눈높이를 낮춰 급하게 입사했다가 퇴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27.3%에 달했다.
퇴사한 이유(복수응답)로는 ‘근무조건이 너무 열악해서(59%)’, ‘애사심이 생기지 않아서(34.6%)’, ‘동료들이 위화감을 느껴 불편해해서(17.9%)’, ‘쌓아놓은 스펙이 아깝게 느껴져서(14.1%)’ 등이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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