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분기도 5조線 사수”… 중저가폰-반도체 맹활약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9일 03시 00분


삼성전자, 2014년 4분기 영업이익 5조2000억원 선방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 5조2000억 원의 잠정실적을 8일 발표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1∼3월)에도 5조2000억∼5조3000억 원대 영업이익으로 연내 ‘V자형’ 반등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처럼 다시 4조 원대로 내려앉거나 그 이하로 떨어지면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진 실적 하락 추세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에 ‘1분기 리바운드’ 미션이 떨어진 것도 그 때문이다.

○ 우려와 기대 엇갈리는 스마트폰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이 10%대로 복귀한 것은 ‘갤럭시노트4’ ‘갤럭시노트 엣지’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1조7500억 원까지 떨어졌던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2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1분기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6’이 빨라도 3월에 출시될 것으로 보여 2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된다. 1분기가 스마트폰 시장의 전통적 비수기라는 점도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삼성전자가 4분기에 대규모 재고를 털어내 무리한 마케팅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한 효과가 곧 아시아시장에서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중국과 대만에 풀 메탈 디자인의 30만∼40만 원대 갤럭시A 시리즈를 내놓은 데 이어 이달 초 인도에서 갤럭시A 및 갤럭시E 시리즈(30만 원대)를 출시했다. 국내에도 이달 말부터 갤럭시A 시리즈를 판매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후 커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이 중저가폰 위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내놓고 있는 저가 전략폰이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 올해도 역시 반도체가 ‘기대주’


삼성전자가 IM 부문의 부진 속에서 그나마 3분기 4조600억 원, 4분기 5조2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부품사업(DS) 부문이 버팀목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다. 특히 4분기에는 메모리반도체 호황과 디스플레이사업 실적 개선에 힘입어 DS 부문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3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 1위인 D램을 포함해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올해 전망은 더욱 밝다. D램 시장에서는 수년간 지속된 공급 과잉 끝에 일본 대만 등의 기업들이 모두 힘을 잃어 사실상 SK하이닉스밖에 경쟁자가 없다. 삼성전자의 D램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2.3%(아이서플라이 자료)에서 올해 50%대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비(非)메모리반도체 분야도 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애플에 이어 퀄컴의 모바일 AP(앱 프로세서) 파운드리(위탁생산)를 수주했다. 반도체를 3차원으로 쌓는 ‘핀펫’ 기술을 적용한 14nm(나노미터·1nm는 1억분의 1m) 미세 공정을 상용화한 결과다.

○ 2020년 440조 원 매출 목표 가능할까

2010년 3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최지성 사장(현 부회장)은 2020년 매출액 4000억 달러(440조 원)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2010년 154조 원의 매출을 올린 삼성전자가 매년 10%씩 성장하면 근접할 수 있는 목표였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액 205조48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2% 줄어들면서 셈이 꼬였다. 2020년 440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부터 매년 14∼15%씩 매출이 늘어나야 한다.

삼성전자는 일단 올해 매출액 목표를 전년 대비 12% 정도 많은 230조 원 수준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발판으로 사물인터넷(IoT) 등 신수종 사업을 더 키운다면 당초 목표 달성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133만9000원까지 오르며 140만 원을 넘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을 줄여 전날보다 0.54% 오른 131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은 꾸준히 좋아지고 지난해 부진했던 스마트폰 부문 이익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김지현·정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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