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알리바바가 인천시와 ‘알리바바 타운’ 조성을 놓고 협의 중인 사실이 알려지자 관련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알리바바가 인터넷, 소셜커머스, 금융, 유통 등 20여 개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탓에 어느 곳 하나 마음을 놓지 못한다.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오픈마켓 ‘타오바오(淘寶)’에서 한국 관련 키워드는 단연 ‘인기검색어’다. 그만큼 중국인들이 한국 화장품과 의류, 가전제품에 관심이 높다는 얘기다. 알리바바가 인천에 대형쇼핑몰을 비롯해 대형 물류센터, 각종 문화시설을 짓는다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더 늘어나고 온라인으로 한국 제품을 구매했을 때 빠르고 정확한 배송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기대만큼이나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영토를 가리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는 알리바바의 영향력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엄청난 거래 규모를 자랑하는 알리바바 대표 오픈마켓인 타오바오와 T몰은 광고비로만 수익을 내거나 5% 안팎의 판매수수료만 받고 있다. 이들이 한국에서 본격 서비스를 시작하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국내 11번가 지마켓 쿠팡 등에 입점하는 것보다 타오바오와 T몰 입점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오픈마켓 간 치열한 수수료 인하 경쟁은 불가피하다.
알리바바의 최대 강점은 온라인 유통뿐 아니라 전자결제 사업도 함께한다는 점이다. 알리바바 관계사 알리페이는 중국 전자결제 1위 업체다. 타오바오와 T몰에서 주로 사용되는 결제 방식이 알리페이다.
알리페이는 현재 중국에서 판매를 진행하는 국내 소매업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만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알리페이가 일반 시장으로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예측한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자들이 플랫폼을 바꾸고 낮은 판매수수료로 이용 가격을 낮추면 소비자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알리바바가 알리페이 결제 방식을 조건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면 결제 방식도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알리바바 인천상륙작전 시나리오는 어떻게 끝을 맺을까. 하루빨리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상품의 품질을 높이며, 보안 등 부수적인 경쟁력을 키워야만 ‘해피 엔딩’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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