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는 메인보드라 일컬어지는 상하이(上海)·선전(深(수,천)) 증시, 중소 벤처기업을 위한 촹예반(創業板·차스닥), 장외시장인 신싼반(新三板)으로 구성돼 있다. 신싼반 시장은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추세이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고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신싼반의 정식 명칭은 전국중소기업지분양도시스템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 벤처기업들의 자금 융통 창구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된 장외시장이다. 중국 정보기술(IT)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베이징(北京) 중관춘(中關村) 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처음 시작됐다.
과거 중국의 까다로운 상장 심사 시스템과 관련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많은 중국 기업이 제때 상장을 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했다. 이는 특히 중소 벤처기업에 자금을 지원한 벤처캐피털이나 사모펀드(PEF)의 적기 자금 회수를 상당히 어렵게 만들었다.
중국 정부는 신싼반의 활성화를 통해 투자기관에서 기업, 투자자로 이어지는 산업 자금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싼반은 미국의 나스닥과 같이 기술 중심의 기업들이 쉽게 자본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기업 실적 및 수익성 등에 대한 등록 요건을 크게 완화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지역 범위를 넓혀 2013년 말 중국 전국의 국가급 개발구 소재 기업들로 대상범위가 확대됐다.
실제 2013년 말 활성화 조치 이후 지난해 600개 남짓했던 신싼반 등록 기업은 지난해 11월 1300개로 대폭 늘었다. 전체 시장 시가총액도 약 1100억 위안(약 19조8000억 원)에서 약 3500억 위안까지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등록된 기업들만 총 108억 위안의 자금을 조달하는 성과를 거뒀다. 신싼반 기업들이 상하이 및 선전 증시와 연계해 상장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이 마련된 만큼 향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4월 주딩(九鼎)이라는 약 170억 위안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사모펀드가 신싼반에 등록됐다. 주딩은 최초 등록을 통해 약 35억 위안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11월 중순에는 약 280억 위안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중커자오상(中科招商)이라는 유력 중국 사모펀드가 중국 신싼반에 등록 신청을 했고 최대 90억 위안의 자금모집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사모펀드들은 신싼반을 통해 펀드출자자(LP) 출자금을 유동화할 수 있었다.
중국 자본시장은 신싼반을 통해 한층 더 성숙했다. 운용사(GP)의 상장을 통한 운용펀드 출자 지분의 유동화라는 개념은 정말 참신하다. 지금도 중국 자본시장에서는 소리 소문 없이 다양한 변화가 매우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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