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영업이익률 하락세 지속… 소비심리 위축에 내수업종 타격
한국증시 수익률도 덩달아 최하위권… 전문가 “경쟁력 회복위한 혁신 시급”
최근 3년 새 한국 기업들의 순이익률 하락 폭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조선, 철강, 정유업종 등 주력 산업의 불황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다른 제조업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들의 수익성 저하가 한국 증시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IG투자증권이 증시 시가총액 상위 25개국 기업들의 순이익률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한국 기업의 순이익률은 2.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25개국 중 칠레(―3.6%포인트)에 이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같은 기간 25개국 기업들의 평균 순이익률은 0.2%포인트 개선됐다. 특히 주요 산업에서 한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기업의 순이익률이 1.3%포인트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스웨덴(1.1%포인트) 말레이시아(0.9%포인트) 미국(0.8%포인트) 등도 주요 기업의 순이익률이 상승했다.
이처럼 한국 기업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악화된 것은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이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체의 영업이익률은 1970년대 연평균 8.4%에서 2000년대 6.3%로 떨어지며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왔다. 특히 2012년 영업이익률은 5.1%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60년 이후 가장 낮았다. 2013년(5.3%)과 지난해 상반기(5.5%)에도 여전히 5%대에 머물고 있다.
기업의 수익을 파악할 수 있는 세계 주요 46개국 중 지난해 상반기 국내 제조업체 영업이익률도 33위에 그친다. 2012년 29위에서 2013년 30위 등으로 갈수록 순위가 떨어지는 추세다. 기업의 현금창출 능력을 뜻하는 감가상각 및 법인세·이자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도 세계 40위로 최하위권에 속했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조선, 철강, 정유업종의 비중이 다른 나라보다 큰 데다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비재업종이 타격을 받은 탓도 크다”며 “올해 기업이익 추정치는 작년 말에 예상한 것보다 더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수익성 하락은 한국 증시가 주요국 증시보다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2년 이후 3년간 한국 증시의 수익률은 8.4%로 주요 25개국 가운데 러시아(―15.2%), 칠레(―15.1%)에 이어 세 번째로 부진했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외국의 경쟁 기업들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은 더 커질 것”이라며 “해외 수출 여건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정부는 내수경기 활성화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기업은 경쟁력 회복을 위한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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