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쯤만 해도 해외에서 쇼핑을 하다가 상품 뒷면에서 ‘Made in Korea’라는 문구를 보면 가슴이 뭉클한 한국인이 적지 않았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인도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Make in India’라는 캠페인이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2014년 5월 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인도의 새 총리로 선임된 나렌드라 모디는 인도 경제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키겠다는 여러 가지 구상을 내놓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Make in India’ 캠페인이다.
1990년 당시만 해도 인도와 중국의 경제규모는 비슷했다. 하지만 인도가 정치 사회적 문제로 정체돼 있던 사이 중국은 경제를 개방해 빠르게 성장했다.
그 중심에는 ‘세계의 공장’이라 불릴 정도로 강력했던 중국의 제조업 육성정책이 있었다. 이제 두 국가의 경제규모 차이는 5배 수준까지 벌어졌고 이는 중국과 라이벌 의식이 강한 인도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 됐다.
인도는 아직도 절반 이상의 인구가 농업에 종사하며 제조업 기반이 약해 대부분의 생활용품을 수입해서 쓰고 있다. 인도 경제는 한때 연간 9% 이상 성장하기도 했지만 고질적인 인플레이션과 정부 재정적자, 경상수지 적자 등이 발목을 잡아 좀처럼 도약하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로 한때 인도 경제 위기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인도 경제를 개혁하고 발전시키겠다는 12억 인도인들의 소망은 30년 만에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강력한 정부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인도 전역에서 인도국민당(BJP)에 대한 지지 열풍이 일어났고, 경제정책에 실패했던 전 정권을 처절할 정도로 심판했다.
새 정부의 목표는 제조업 양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더이상 수입품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인도에서 생산된 상품을 12억 인구가 소비하고, 그것이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선순환을 기대하는 것이다. 또한 고질적 문제로 여겨졌던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경상수지도 흑자구조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년 전 제조업 육성을 통해 수출을 확대하고자 했던 중국과는 동기 부여가 조금 다른 모습이다.
새 정부는 최근 많은 규제를 철폐하고 한국, 일본 등 제조업 강국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과거 구자라트 주지사 시절에 적극적으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인도에서 가장 발전된 주를 건설해낸 경력이 있다. 새 정부는 결국 제조업 육성이 인도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열쇠라고 여기고 있다. 또한 인도인의 절대 다수는 새 정부가 구자라트 주의 성공을 인도 전체로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인도가 ‘Make in India’ 캠페인을 통해 경제개혁의 기초를 다져 나갈 수 있을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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