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6500만 원을 받는 4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연말정산을 하면서 교육비 공제가 줄어 실망이 컸다. 두 아이의 교육비로 2013년에는 500만 원을 쓰고 소득공제를 받아 세금 144만 원을 돌려받았지만 지난해에는 비슷한 금액을 지출하고도 세액공제 15%를 적용받아 환급액이 90만 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의 21일 전격 합의로 일부 연말정산 공제가 확대되지만 A 씨는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공제가 줄어 납세자들의 불만이 컸던 의료비와 교육비 등에 대해 당정은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근로소득세 납세자 대다수를 차지하는 과세표준 4600만 원 이하 근로자는 현 공제수준만으로도 기존과 혜택이 같거나 오히려 늘어난다”고 말했다. 주요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알아본다.
Q. 교육비와 의료비 공제 혜택은 바뀐 게 없다는데….
A. 그렇다. 당정 합의에서 교육비와 의료비에 대해서는 추가 혜택을 약속하지 않았다. 의료비의 경우 올해 연말정산에서 총 급여의 3%를 초과한 지출액의 15%를 세금에서 깎아준다. 지난해에는 총 급여의 3%를 초과한 지출액에 대해 부양가족 등은 700만 원, 본인은 한도제한 없이 소득공제를 받았다. 교육비 공제도 자녀 학령 등에 따른 소득공제에서 올해 연말정산부터 15% 세액공제로 변경됐다. 정부는 과표 1200만 원 초과 4600만 원 이하의 소득세율이 15%인 점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세액공제율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보고 있다.
Q. 부녀자공제도 그대로인가.
A. 그렇다. 지난해까지는 미혼 직장여성이라도 본인이 가구주거나 남편이 있는 여성 직장인은 부녀자공제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종합소득금액이 3000만 원을 넘으면 혼인 및 가구주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부녀자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본공제 등을 감안하면 연봉 3500만 원 이상인 대다수 여성은 혜택이 사라진 것이다.
Q. 근로소득 간이세액표가 조정된다는데….
A. 정부는 간이세액표에 따른 원천징수제도 자체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간이세액표를 손봐 ‘더 떼고 더 돌려주는’ 구조로 돌아갈 경우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해서다.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은 22일 “지금까지 간이세액표가 세분되지 않아 다양한 가구의 특성을 감안하지 못한 상태에서 원천징수를 했다”며 “차제에 연말정산을 합리화하기 위해 원천징수를 좀 더 과학적으로 하고자 개편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Q. 지난해 아이를 낳았다. 공제 대상인가.
A.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부가 올해 연말정산에서 출산·입양공제를 없앤 것을 두고 불만이 커지자 21일 당정은 재도입 및 소급적용을 약속했다. 내년부터 적용할 경우 2014년에 자녀를 얻은 근로자만 혜택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형평성 차원에서 소급적용을 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아이 1명당 30만 원 수준에서 세금을 돌려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Q. 5월에 소급적용에 따른 환급을 해준다는데 가만히 있으면 되나.
A. 그렇지 않다. 세법개정을 통해 형식은 확정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근로자 본인이 스스로 연말정산을 다시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Q. 추가로 내는 세금을 분납할 수 있다는데….
A. 그렇다. 지금까지는 소득세액이 확정된 다음 달 월급에서 한꺼번에 추가 납부액을 떼 갔으나 앞으로는 본인 선택에 따라 수개월에 걸쳐 나눠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추가 납부액이 일정 금액 이상에 달해야 분납이 가능하도록 제도설계를 검토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라 환급액이 추가로 발생할 때는 5, 6월 월급에 얹어 돌려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Q. 모시고 사는 부모님이 암 투병 중이다. 공제 혜택이 부족한 느낌이다.
A. 암, 중풍, 치매, 희귀난치병 등을 앓는 중증 환자는 세법상 장애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나이에 관계없이 장애인 소득공제 200만 원이 가능하고 의료비 세액공제도 총급여의 3% 초과분에 대해 최고한도액이 없다. 다만, 장애인 혜택을 받으려면 담당 의사에게 장애인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