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에 돌파구 찾기 주력
E1-SK가스 등 3년새 실적 급락… 국제유가 내려 LPG車도 덜타
“LNG 배관비용 1000억 드는 곳에 LPG망 깔면 3억으로 해결 가능”
최근 국제유가 하락에 정유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E1과 SK가스 등 액화석유가스(LPG) 업계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E1과 SK가스는 2012년을 정점으로 이후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1∼9월) E1의 매출은 5조1877억 원으로 2013년 1∼3분기보다 4.3%, SK가스는 4조6067억 원으로 3.0% 각각 줄었다. 통상 날씨가 추워지면서 수요가 많아지는 4분기(10∼12월)에 LPG 가격이 오르면서 업계 수익성이 개선되지만, 최근엔 LPG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마저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LPG는 원유 생산광구에서 분출되거나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된다. 이에 국제유가와 LPG 국제가격은 통상 함께 움직인다. 지난해 1월 국제 프로판 가격은 t당 1010달러에서 12월 550달러로 반 토막 났다. 국내 LPG 회사들이 중동에서 원유를 배로 들여오는 데는 통상 20∼25일이 걸린다. 그 사이 LPG 가격이 떨어지면 고스란히 재고 손실을 본다. E1 관계자는 “LPG를 배로 한 번 들여올 때 4만4000t을 싣는 점을 감안하면 국제가격이 t당 1달러 하락하면 1회 운송당 4만4000달러의 재고 손실을 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LPG 차량이 감소하는 것도 업계의 걱정거리다.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국내 등록된 LPG 차량대수는 2010년 245만5696대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줄고 있다. 지난해에만 5만5000여 대가 감소했다. LPG업계는 국내 자동차업체와 공동 개발을 통해 LPG연료통을 스페어타이어 자리에 집어넣은 르노삼성자동차 ‘SM5 LPLi 도넛’을 선보였고, 이달 열리는 ‘글로벌 오토가스 서밋 2015’에서 직분사엔진(LPDi)을 장착한 현대자동차 1400cc급 LPG 차량과 ‘제네시스’ LPG 개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그러나 올해 9월 경유택시 보조금이 도입되면 LPG 차량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도시가스(LNG·액화천연가스) 배관망이 들어오지 않는 시골과 산간 지역 주민들은 회색 프로판 가스통 LPG연료를 사다 쓰고 있지만 도시가스 배관망이 확산되면서 LPG 사용가구도 줄고 있다. 2001년 LPG와 LNG 사용 가구는 각각 823만 가구, 859만 가구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2013년엔 LPG 533만 가구, LNG 1637만 가구로 격차가 3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정유사들이 고도화시설을 확대하면서 매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고도화시설에서 벙커C유를 정제하면 부탄과 프로판 등 LPG 재료가 나온다. 정유사들은 LPG 수요에 생산량이 부족해 E1과 SK가스에서 LPG를 사갔는데 이 물량이 줄고 있다.
E1과 SK가스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반대의 전략을 펴고 있다. E1은 산간지역에 LPG 배관망을 구축해 장기적인 LPG 수요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E1 관계자는 “LNG 배관망은 구축에 1000억 원 이상이 들지만, 마을에 소형 탱크를 중심으로 LPG 배관망을 구축하면 3억∼5억 원밖에 들지 않는다”며 “가격이 LNG에 비해 30% 싸고 LPG통을 쓰는 것보다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E1은 올해 18개 마을에 배관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SK가스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하기로 했다. SK가스는 프로판 가스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프로판 탈수소화 공정(PDH) 공장을 내년 완공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석탄화력발전업체인 고성그린파워의 지분 일부와 동부발전당진을 인수했다. 두 곳은 각각 2018년, 2021년 발전소를 완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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