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이케아와 협업 검토”…車업계 마케팅 ‘문화-감성’ 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8일 15시 55분


“같은 스웨덴 브랜드인 이케아와 공동 마케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27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마련된 볼보의 브랜드 카페 ‘더 하우스 오브 스웨덴’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케아는 최근 국내에 상륙해 인기를 끌고 있는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 대표는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 정착하는 대로 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 ‘문화’와 ‘감성’ 마케팅이 점차 중요시되면서 서로 다른 업종의 브랜드들이 공동 마케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금까지 이런 마케팅은 최고급 브랜드들에서 주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실용성을 강조하는 브랜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날 ‘더 하우스 오브 스웨덴’에는 볼보뿐만 아니라 앱솔루트보드카(술), 핫셀블라드(카메라), 하그로프스(아웃도어)도 모습을 보였다. 모두 각 업종에서 스웨덴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다. 최근 이케아 열풍과 ‘스칸디 대디(자녀와 친구처럼 지내는 북유럽 아빠)’ 등 북유럽 문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스웨덴 브랜드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볼보차는 장년층, 노년층 등이 많이 탄다는 이미지가 강했다”며 “북유럽 문화를 통해 젊은층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볼보 측은 볼보와 이케아가 화려함보다는 간결함을 추구하고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고자 하는 면이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행사도 가족 및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즐기는 스웨덴의 전통 커피 문화인 ‘피카’를 소개하며 문화적인 면을 강조했다.

국내 업체에서도 이런 콜라보레이션(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신차 ‘티볼리’는 토종 커피전문점 ‘탐앤탐스’와 손잡고 공동마케팅 ‘T-페스티벌’을 펼치고 있다. 쌍용차는 티볼리가 추구하는 도시적이고 역동적인 스타일과 탐앤탐스를 찾는 주 고객층의 취향이 잘 맞을 것으로 보고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쌍용차는 다음달 22일까지 일부 탐앤탐스 매장에 티볼리를 전시하고 추첨을 통해 티볼리 등 경품을 제공한다.

이처럼 자동차 업체들이 타 업종 브랜드와 공동 마케팅을 하는 건 각자가 가진 이미지를 흡수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만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고객들이 차를 고를 때 단순히 성능과 가격뿐만 아니라 스타일과 브랜드 스토리 등 감성적인 면을 따지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원래 이같은 홍보 전략은 벤틀리나 페라리 같은 최고급 브랜드들이 쓰던 방식이다. 영국의 고급차 브랜드 벤틀리는 스위스의 대표 고급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과의 협업으로 유명하다. 두 브랜드는 ‘정교함에 대한 집착과 열정, 완벽함에 대한 전통’ 등의 가치를 공유하며 ‘콜라보’를 시작했다. 벤틀리의 모든 차량에는 브라이틀링 시계가 장착되고, 브라이틀링에서는 ‘브라이틀링 포 벤틀리’ 컬렉션을 내놓으며 서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협업은 아니더라도 페라리는 차 뿐만 아니라 자체 패션 브랜드와 고객 초청 파티 등에 공을 들이며 문화와 감성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현대자동차도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 ‘i40’ 아트카를 선보이는 협업을 하기도 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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