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비(非)금융 정부출자기관(공기업)의 유보금이 2013년 기준 약 50조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5일 발표했다. 한경연은 이 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최근 정부의 민간기업 배당 확대 추진 움직임에 대해 재무 안정성이 비교적 높은 정부출자기관조차 적자보전과 경영악화 대비를 위해 배당보다 유보를 택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비금융 정부출자기관 유보금은 2013년 기준 47조1415억 원으로 유가증권 상장사(금융업 제외)의 유보금 547조 원의 8.6%에 해당되는 규모다. 정부출자기관이 다량의 유보금을 보유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한경연은 “법률상 내부 유보가 허용되는 범위가 민간기업에 비해 넓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정부의 정부출자기관 배당수입은 3256억 원으로 2008년 9339억 원과 비교해 7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배당성향 또한 지난해 17개 유(有)배당 정부출자기관의 배당금이 당기순이익의 평균 21.5%를 차지해 2013년 24.2%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전기가스업종에 속하는 시장형 공기업 한국가스공사·한국전력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와 동종 업계 민간기업 8곳의 배당 현황을 비교한 결과 이들 공기업은 민간기업에 비해 배당성향이 약 1.5배 낮고 부채비율은 2배 가까이 높았다.
김윤경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정부출자기관은 정부 위탁 사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이익창출이 가능한데도 적자 보전과 경영악화 대비, 공공사업 투자를 위해 배당보다 유보를 선택하고 있다”며 “기업의 최적 배당은 개별 기업의 미래 수익성과 투자 계획을 반영한 적정모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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