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 등 통화완화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환율 전쟁’의 불꽃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화가치는 주요국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자국 통화가치를 낮추려는 각국의 흐름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달 1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에 기준금리 인하 압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하면서 올 들어 금리인하 등 통화완화 정책을 발표한 나라는 총 12개국으로 늘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내린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5일부터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중앙은행이 지준율을 내리면 금융기관은 그만큼 대출 여력이 많아져 시중 유동성을 늘리고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를 낸다.
앞서 다수의 선진국, 신흥국들도 잇달아 경기부양책들을 내놨다. 루마니아 스위스 인도 페루 이집트 덴마크 터키 캐나다 러시아 호주는 기준금리를 내렸고 싱가포르는 싱가포르달러의 절상 속도를 늦추는 형태로 이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은 회원국 국채를 대규모로 사들이는 내용의 미국식 양적완화(QE) 정책을 지난달 발표하면서 각국의 ‘돈 풀기’ 움직임에 불을 댕겼다.
각국의 경쟁적인 통화완화 조치들로 원화는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유로 환율은 지난 연말 1330원대였지만 지금은 100원가량 급락(원화가치는 상승)했고 같은 기간 영국 파운드, 호주달러, 중국 위안화 등 다른 주요국 통화에 비해서도 강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원화가 ‘나홀로 강세’를 보임에 따라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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