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호텔에서 열린 ‘LG 테크노 콘퍼런스’ 행사 직후 본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LG 테크노 콘퍼런스는 LG그룹이 국내 이공계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1분기(1∼3월)에 개최하는 비전 설명회다. 올해는 국내 대학 석·박사 과정 재학생 300여 명을 초청했다. 그는 “올해 경영여건은 엔저(엔화가치 약세)도 그렇고, 참 안 좋은 것 같다”면서도 “사람이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새로운 인재 채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그해 11월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어렵다고 사람을 안 뽑으면 안 된다”며 “그래야 나중에 성장의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본보 보도를 통해 구 회장의 메시지가 재계 전반으로 퍼지자 금융위기로 급속히 얼어붙은 채용시장에 숨통이 트였다. LG그룹은 이듬해 3월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당초 계획 (3000명)보다 1000명 늘어난 4000명으로 발표했다.
▼ “엔저 등 여건 안좋지만 R&D투자 확대” ▼
현재 국내 주요 그룹들은 “경영환경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면서 채용 규모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재계 1위 삼성그룹마저 최근 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청년실업 문제에 비상이 걸렸다. 구 회장의 ‘사람 중심’ 경영 철학이 이번에도 청년 채용에 온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LG 테크노 콘퍼런스 역시 구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 구 회장은 2011년 말 LG인재개발대회에서 “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유비가 삼고초려 하는 것과 같이 CEO가 직접 찾아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매년 행사에 직접 참석하는 구 회장은 이날 학생 전원과 악수를 나누는 것은 물론이고 사진도 같이 찍었다. 구 회장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상품을 만들려면 연구개발(R&D)이 필수적이고 R&D 인재들이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여러분이 LG에 오시면 LG의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마곡에 대규모 융복합 R&D 단지를 만들고 있는데 그곳에 최상의 시설을 갖춰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행사가 끝날 때쯤 기자에게 “이공계 R&D 인력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며 “오늘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이 우리 회사에 다 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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