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을 앞둔 딸을 둔 30대 중반 워킹맘입니다. 서울 강동구의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올해 12월 계약 기간이 종료됩니다.
벌써부터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의 이동으로 전세난이 극에 달했다는 얘기가 들려 불안합니다. 아기를 돌봐줄 친정이 강동구에 있어서
고덕동이나 명일동에 현 아파트와 비슷한 규모인 전용 85m²의 아파트를 구하고 싶습니다. 지금이라도 전세를 구해 이사를 서두르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올해 겨울까지 기다려 보는 게 좋을까요? 전세금과 매매 가격의 차가 크지 않은데 차라리 일부 대출을 받아 사는
게 나을까요? 비용은 3억 원을 조금 넘는 선에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워킹맘 이모 씨 》
○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 실장
자금력이 있다면 전세보다는 매매로 전환해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 전세금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만성적인 전세 물량 부족에다 집주인들이 전세 물량을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져 전세금 상승은 불가피합니다.
매입 시기는 언제가 가장 적합하다고 콕 집어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이 바닥권일 수도 있고 큰 변수가 나타나 올겨울에 가격이 더 떨어질 수도 있고, 아니면 잇따른 규제 완화 등으로 겨울에 가격이 올라버릴 수도 있지요. 단 고덕동과 명일동은 현재 가격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매매하기로 확정했다면 바닥 수준에서 매입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지금 매입해도 좋습니다.
이 일대에는 고덕동 아남아파트의 시세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재건축 아파트도 아니고 새 아파트도 아닌 데다 주변에 편의시설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변 환경이 쾌적하고 학군도 좋습니다.
다른 대안으로는 장기적 투자 가치가 높은 명일동 삼익그린2차가 있습니다. 하지만 재건축 진행 사항이 초기 단계입니다. 원하는 가격대와 비슷한 시세의 전용 59m²는 규모가 작아 생활이 다소 불편할 수 있습니다.
○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자문부 부동산전문위원
첫째, 전세 구하는 시점과 관련한 답변을 드립니다. 최근 전세금이 강세를 나타내는 이유는 재건축 이주 시기 6개월 전부터 전세 물량을 찾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세로 이주할 경우 여름철에 미리 매물을 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전세를 계속 구할 것이냐 주택을 마련할 것이냐’에 대한 답입니다. 일단 내 집 마련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수요자로서 집주인에게 2년마다 보증금을 올려주거나 보증부 월세로 전환해 주는 것은 매우 피곤하고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
또 요즘 아파트 매매 가격과 전세금 차가 크지 않습니다. 특히 중소형 아파트는 매매 가격이 떨어질 위험성도 크지 않습니다.
현재 아기가 어리고 워킹맘이기 때문에 기존 주택을 매입하기보다는 새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경기 위례신도시, 미사지구 등 신도시 지역이나 역세권 재건축 아파트가 좋습니다. 실수요자가 중소형 아파트를 선택할 때 중요한 조건은 역세권, 학군, 편의시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겨울 이사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강동구는 재건축 이주가 맞물리면서 전세금 고공 행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부터 3000채가 넘는 고덕주공 2, 4단지의 이주가 본격화하면서 상일동 고덕주공 5, 6, 7단지와 둔촌동 둔촌주공 4단지의 저렴한 전세매물 가격까지 일제히 동반 상승하고 있습니다.
반면 연내 강동 지역의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은 고작 230채에 그치고 있어 전세금 급등을 조기에 진화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사 계획이 있다면 전세매물을 서둘러 알아보든지 지금 사는 집을 재계약하는 게 현명해 보입니다.
당장 명일동과 고덕동 일대에서 2억 원대 자금으로 집을 사려면 20년 이상 노후한 재고주택이나 브랜드 파워가 약한 단지 위주로 찾을 수밖에 없어 실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차라리 당분간 전세로 거주하되 청약통장이 있다면 강동구와 인접한 경기 미사지구 분양을 노리는 게 현명해 보입니다. 올봄 미사지구엔 3개 사업장 1864채가 분양될 예정입니다. 분양가가 3.3m²당 1200만∼1250만 원대여서 추가 대출 부담이 작고, 강동구와 연접해 첫 내 집으로 안성맞춤입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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