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지수가 5일 ‘마의 벽’으로 불리던 600 선을 6년 8개월 만에 돌파한 이후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시장에 눈에 띄는 종목이 나타나지 않는 사이 게임, 콘텐츠 등 신성장 산업 종목들이 포진해 있는 코스닥 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관련한 소비주, 반도체 관련주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고 있다. 》
중국인들의 ‘성형관광’이 늘면서 바이오 의약품과 관련한 코스닥 종목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의
한 성형외과에서 중국 여행사 관계자들이 한국 의사들로부터 성형수술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동아일보DB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당분간 600 선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 시장의 매력은 ‘역동성’에 있다. 코스피는 흔히 ‘대장주’로 불리는 대표종목들이 오랫동안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차지하고 있지만 코스닥은 산업구조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다 보니 시장이 좋아질 때는 빠른 속도로 코스닥 지수가 오르지만 반대로 지수가 떨어지는 속도 역시 빠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닥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외부 요인이 없는 만큼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이 양적완화를 시행한 데 이어 중국과 호주 등 각국이 경기 부양책을 쓰고 있어 당분간 큰 리스크는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코스닥 기업들의 공시도 강화되고 있어 시장 건전성도 개선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시장의 불성실공시 건수는 전년보다 11.3% 줄어든 47건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공시가 활발해질수록 기업 가치와 비교해 주가가 낮은, 즉 투자 가치가 높은 종목을 찾기가 수월해진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코스피와 비교해 ‘덩치’ 면에서 뒤지지 않는 종목들이 늘어난 만큼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시가총액이 1조 원을 넘는 종목이 늘어나면 기관 및 외국인투자가들의 유입이 활발해지고 이는 곧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1조 원을 웃도는 기업은 다음카카오, 셀트리온, 컴투스, CJ E&M 등 18개에 이른다. 주로 핀테크, 바이오, 모바일게임주 등 최근 각광받는 종목들이다.
중국인들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중국인 소비 관련 기업들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중국인들의 ‘성형 관광’이 급증하고 있어 바이오 의약품 제작업체인 메디톡스가 주목받고 있고 중국 진출을 앞둔 동서식품도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한류 스타와 연관된 콘텐츠를 만드는 CJ E&M도 중국 소비 증가와 맞물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목 중 하나로 거론된다.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코스닥 시장에서 점차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과거에는 반도체 관련 종목이 경기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경기 민감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핀테크나 스마트폰 관련 산업이 성장세를 보이며 반도체 수요가 늘어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오테크닉스와 원익IPS 등의 반도체 장비 업체가 시가총액 1조 원을 돌파하며 안정적 성장세에 접어들었다”며 “신성장 사업과는 별개로 코스닥 시장의 입지를 다지는 업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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