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다음 달 ‘남원추어탕’ 간편가정식을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미꾸라지를 비롯한 남원추어탕 재료와 양념을 포장한 것으로 물을 붓고 끊이기만 하면 먹을 수 있다. 이마트는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전북 남원시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남원시는 추어탕 식당 중 유명한 곳을 선정해 조리법을 이마트에 전수했다. 이마트는 그 대가로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지급한다. 또 양측은 외국산 일색인 미꾸라지부터 국산으로 바꾸는 등 재료를 조달하는 것부터 협력하기로 했다.
‘남원추어탕’은 이마트가 유명 맛집과 제휴해 만든 네 번째 간편가정식 제품이다. 이마트는 2013년 8월 ‘삼원가든 갈비탕’을 시작으로 서울 광장시장의 ‘순희네빈대떡’ 그리고 ‘대구 송림동태탕’을 잇달아 출시했다. 갈비탕과 동태탕의 가격은 직접 맛집에서 먹는 가격의 50∼60% 정도다. 빈대떡은 10%가량 저렴하다. 이들 제품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60% 이상 늘었다. 이마트는 올해 남원추어탕에 이어 비빔밥, 짬뽕, 파스타 등 5가지 이상의 메뉴를 유명 맛집과 협력해 내놓을 예정이다.
이마트가 간편가정식을 고급화하는 데 열을 올리는 것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지이기도 하다. 미식가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올해 초 임직원들에게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공략할 수 있는 고급 간편식 시장을 개척하는 데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최성재 이마트 식품본부장은 “간편식 시장은 유통·식품업계에 거의 유일하게 남은 블루오션이다. 소비자들의 일상이 점점 바빠지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는 대형마트 식품 매출에서 간편가정식이 차지하는 비중을 5% 정도로 추산한다. 영국 프랑스가 30∼40%에 달하는 것에 비해 한참 모자라다.
과거 간편가정식은 ‘3분카레’로 대표됐다. ‘한 끼를 때운다’는 개념이 강했다. 이후 유통업체와 식품회사들이 된장찌개 부대찌개 등 일반적인 가정 요리를 간편식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이로써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물을 붓고 끊이기만 하면 가정 요리를 맛볼 수 있게 됐다. 그러던 것이 유명 맛집의 요리를 재현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집에서 외식을 하는 것과 같은 기분을 내지만 비용은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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