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교신도시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 전용면적 77㎡형의 평면도. 방 3개와 거실, 주방에 테라스까지 배치해 아파트와 비교해도 가족의 주거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의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오피스텔로 신혼집을 마련했다. 방 2개에 거실, 주방까지 갖춰져 있어 사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아파트처럼 단지 내 피트니스센터, 독서실 등도 있다. 김 씨는 “처음엔 판교 내 아파트를 둘러보다 가격이 비싼 데다 소형물량도 별로 없어 고민하다가 오피스텔을 골랐다”며 “살아보니 오피스텔도 아파트 못지않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하면 1인 가구가 거주하는 ‘원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평면을 가진 방 2개 이상의 주거형 오피스텔이 속속 등장하면서 소형아파트의 대체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피스텔이 소형아파트의 대안으로 떠오른 이유는 최근 전세난으로 직장과 가까운 도심은 물론이고 신도시에서도 소형아파트 전세를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수요자들은 아파트에 월세로 들어가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피스텔을 분양받는 사례가 많아졌다.
2, 3인 가구가 살기에 적합한 소형아파트 자체가 부족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2012년 기준)에 따르면 전체 가구 가운데 2, 3인 가구는 47.2%로 절반에 가깝지만 2000년 이후 공급된 아파트 가운데 전용면적 60m² 미만은 120여만 채로 전체의 30%에 불과하다. 특히 소형아파트가 부족한 2기 신도시에서 주거형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가 많다. 경기 광교신도시에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1만9561채가 공급됐지만 전용 60m² 미만 민간 분양아파트는 단 1847채에 불과하다. 경기 위례신도시도 현재까지 공급된 아파트 총 1만8485채 가운데 전용 60m² 미만의 소형아파트는 3436채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중형 오피스텔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2012년 분양한 ‘광교더샵 레이크파크’(전용 48∼182m²) 오피스텔은 분양권에 평균 2000만 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고, 로열층은 6000만 원가량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 관련규제 단계적 철폐도 인기 한몫
오피스텔 관련 규제가 완화된 것도 주거형 오피스텔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바닥 난방, 욕실 설치, 업무용 의무비율 등의 규제가 단계적으로 폐지돼 왔고, 2013년 8·28대책에선 주거용 오피스텔이 국민주택기금 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 대출 대상에 포함됐다.
공간 설계도 아파트 못지않다. 아파트처럼 테라스가 있고 팬트리(대형 수납창고) 등 수납공간을 확보한 오피스텔도 늘고 있다.
지난달 23일 모델하우스를 연 충북 청주시 ‘청주 블루지움 B910’은 오피스텔에 테라스와 복층형 설계를 도입해 주목받았다. 아파트 단지처럼 단지 안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글램핑장과 바비큐장 등 특화된 커뮤니티 시설도 갖췄다. 지하 5층∼지상 26층, 아파트 299채(전용 18∼21m²), 오피스텔 611실(22∼50m²) 규모다.
4인 가구까지 거주할 수 있는 오피스텔도 나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달 초 경기 광교신도시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광교’ 주거형 오피스텔은 전용 41m², 53m²는 방 2개와 거실 및 주방이, 전용 77m²는 방 3개와 거실, 주방이 각각 배치됐다. 특히 전용 77m² 전면에 약 39m²의 테라스를 배치해 광교호수공원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
한화건설이 위례신도시 업무지구 24블록에 분양하고 있는 ‘위례 오벨리스크’도 절반 이상이 방 2, 3개로 구성된 주거형 오피스텔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세난 등으로 주거형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며 “가족 단위도 거주할 수 있도록 다양한 평면이 개발되고 있어 아파트의 대체상품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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