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극복하는 경영의 비밀은 결국 사람에게 있습니다. 설립 후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우리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건설기계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것도 동반자적 노사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너도 나도 위기를 말하는 건설 관련 업종에서 꾸준한 성장비결을 묻는 질문에 전병찬 ㈜에버다임(www.everdigm.com) 대표에게서 되돌아온 답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게 건설기계 한 분야에서 쉼 없이 뛰어온 전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에버다임은 건설 현장이나 광산에서 쓰이는 중장비를 주로 생산한다. 1994년 중고 건설장비 매매업에서 시작해 현재는 콘크리트펌프와 타워크레인, 소방특장차, 드릴 등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굴착기에 부착해 암석 파쇄, 철근 절단 등의 작업을 하는 ‘어태치먼트’도 주력제품이다. 420여 명의 직원이 지난해 국내외에서 2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잘나갈 때나 어려울 때나 항상 위기에 대비하며 긴장감으로 무장했던 ㈜에버다임에는 다른 기업과는 다른 특유의 위기돌파 DNA가 숨어 있다. ‘사람’을 통해 위기를 한계 극복의 기회로 삼았던 것은 이 회사의 주특기다.
근로자가 회사의 자산이라는 인식과 함께 장기고용이 관행화돼 있고 경영자와 근로자는 공통 이익을 추구하는 동료이면서 운명공동체라는 노사문화가 깔려 있다. 금융위기 당시에도 인원 조정 없이 급여 감축을 통해 직원들을 모두 끌어안았고, 지금까지도 해고 없는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전 대표는 최고경영자는 두 가지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대표가 회사를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착각과 애사심이 직원보다 월등하다는 오해가 그것이다. “대표인 저는 길어야 앞으로 10년 회사에 남아 있겠지만, 젊은 직원들은 이직하지 않는 한 향후 30년을 회사와 사활을 같이합니다. 사람을 뽑았으면 책임을 지고 이들이 애사심을 갖도록 독려하는 것이 CEO의 역할입니다.”
동반자적 노사관계는 기업의 체질을 강력하게 만들었다. 대기업에 납품하지 않고도 자체 브랜드로 세계 150개가 넘는 딜러망을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 몽골 등 세계 90개국에서 매출의 60% 이상을 올렸다. 앞으로 지하자원 개발에 필요한 탐사·채굴 관련 장비를 집중적으로 개발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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